[비즈니스포스트] 삼성E&A가 지난해 수주 부진을 만회하고 역대 최대 연간 수주액 기록을 앞두고 있다.

취임 2년차를 맞은 남궁홍 삼성E&A 대표이사 사장은 풍부한 일감을 바탕으로 사업 방식 혁신과 사업영역 확장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삼성E&A 역대 최고 수주 보인다, 남궁홍 사업 혁신과 신사업 확장 탄력

남궁홍 삼성E&A 대표이사 사장이 기존 사업 방식 혁신을 넘어 신사업 추진으로 100년 기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3일 삼성E&A에 따르면 남궁 사장은 33년 동안 사용한 삼성엔지니어링이라는 사명을 삼성E&A로 바꾸면서 기존의 사업 방식을 혁신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신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E&A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남궁 사장은 100년 기업을 향해 나아가는 새로운 정체성 확보돠 미래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비전을 마련하고 추진 의지를 다졌다.

남궁 사장은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한 4대 전략도 공개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차별화된 수행 방식으로 혁신 완성 △지속 가능한 미래 준비 △‘사람’ 중심의 조직 문화 확립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동반 성장 도모 등이다.

기존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의 수행 방식 혁신을 위한 구체적 방안도 마련됐다.

삼성E&A는 EPC 사업 수행 과정 및 도입 기술 혁신 뿐만 아니라 설계, 조달, 공사 등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화·자동화·로봇화를 추진한다. 삼성E&A는 이를 통해 프로젝트의 효율성,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을 넘어 산업 자체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궁 사장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통합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프로젝트 전체를 유기적으로 관리하고 모듈화, 자동화 등 EPC 제조업화를 통해 변동성을 최소화하겠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해 일정을 단축하고 프로젝트의 가시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E&A는 6월19일 스위스의 로봇공학기업 ABB와 전 세계 건설 프로젝트에 조립식 모듈을 구축하는 등 건설산업 로봇 자동화를 위해 협업하기로 했다.

ABB의 로봇은 파이프 및 지지구조물의 제작, 절단, 홈질, 용접 등에 활용된다. 2025년 진행되는 2단계 사업에서는 자동 철근 조립에도 로봇이 동원된다.

삼성E&A는 건설자재를 완전히 자동으로 생산하는 스마트숍 구축을 통해 EPC 프로젝트 수행 방법 혁신에 나서고 있다.

이상윤 삼성E&A 스마트 자동화팀 상무는 ABB와 협업과 관련해 “EPC 산업은 기술 부족 증가, 더 높은 품질 요구, 짧은 납기 요구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용접 및 리프팅과 같은 대형 생산 작업의 자동화를 위한 로봇 사용은 이상적인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산라인을 자동화한 스마트숍 공장을 도입함으로써 EPC 프로젝트 실행 경쟁력을 높이고 파이프 및 강철 구조물 제조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E&A 역대 최고 수주 보인다, 남궁홍 사업 혁신과 신사업 확장 탄력

▲ 크레이그 맥도넬 ABB 로봇자동화 비즈니스 라인 인더스트리 총괄(왼쪽)과 이상윤 삼성E&A 스마트 자동화팀 상무가 악수하고 있다. < ABB코리아 >


남궁 사장은 미래 신사업 추진 확대를 위한 포부도 밝혔다.

그는 “삼성E&A는 지속 가능한 지구의 내일이 우리의 오늘에 달려있다는 믿음으로 ‘빨리, 멀리’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미래를 가능케 할 솔루션을 제시하겠다”며 “이를 기반으로 미래 비즈니스의 지평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E&A는 에너지 전환 신사업(2천억 원), EPC 수행혁신(1300억 원), 정보기술(IT) 기반 시설(400억 원) 등 2024년에만 3700억 원을 투자해 신시장 진출에 대비하고 있다.

수소 시장 선점을 위해 에너지 전환 분야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탄소 포집 및 지속 가능 항공연료(Sustainable Aviation Fuel) 관련 안건 참여로 상품 다양화도 추진한다.

아울러 자원순환경제 확보라는 전세계적인 흐름에 동참하기 위해 수처리·폐기물 관련 신사업도 마련하기로 했다.

남궁 사장은 풍부한 일감을 바탕으로 이러한 변화와 혁신 움직임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E&A는 올해 12조6천억 원의 수주 목표를 세웠는데 이를 뛰어넘어 역대 최대 수주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일 삼성E&A가 상반기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 플랜트 증설 사업을 포함해 10조 원 이상 신규 수주를 거둔 것으로 분석하며 "2024년 수주실적은 약 19조 원으로 연간 가이던스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3일 삼성E&A가 2024년 하반기 해외 화공 부문에서 다량의 수주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신 연구원은 수주가 예상되는 사업으로 인도네시아 TPPI(약 35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 알루자인 EPC(약 20억 달러), 말레이시아 셸 OGP(약 15억 달러), 아랍에미리트(UAE) SAN-6 블루암모니아(약 20억 달러) 등을 꼽았다. 모두 합치면 90억 달러로 한화로 환산하면 12조 원이 넘는다. 

특히 인도네시아 TPPI를 두고는 삼성E&A가 사업을 수주하는 것이 유력하다고 평가했다.

신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TPPI 사업은 현재 입찰을 완료한 뒤 하반기 최종 투자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삼성E&A가 최저 입찰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TPPI 올레핀 콤플렉스 프로젝트는 자바섬 투반 지역에 고밀도 폴리에틸렌,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이번 프로젝트의 총 공사규모는 4조8천억 원가량으로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로 꼽힌다.

삼성E&A의 기존 수주 최고액은 2012년 13조564억 원이었다. 상반기 수주액 10조 원가량에 인도네시아 TPPI만 추가로 수주해도 역대 최고 수주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남궁 사장은 삼성E&A 주식 보유를 꾸준히 늘리면서 수주 확대에 따른 실적 성장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남궁 사장은 2023년 3월20일 장내매수를 통해 처음으로 삼성E&A 보통주 1026주를 취득한 이래 삼성E&A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들여 왔다. 최근 6월17일에도 보통주 1651주를 취득단가 2만3300원에 장내매수 했다.

2024년 7월3일 기준으로 남궁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 E&A 주식은 2만7662주로 비율은 0.01%다. 2일 종가 기준 약 6억6천만 원 규모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