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수자원공사(수자원공사)가 부산시와 함께 에코델타시티 현안문제 해결에 나섰다.

에코델타시티는 친환경 친수도시를 표방했지만 수목 집단 고사 문제 등으로 이름값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자원공사는 토양 품질 개선과 수질 정화 등으로 에코델타시티를 진정한 '그린스마트도시'로 구축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자원공사 부산 에코델타시티 '친환경' 의미 되살린다, 토양·수질 개선 나서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오른쪽)이 26일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사업단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27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26일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사업단에서 열린 부산시와 업무협약식에서 에코델타시티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사업은 개발기간만 2012년부터 2028년에 이르는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으로 국가하천 주변 지역을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개발해 하천 중심의 미래 지향적 수변도시를 구축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부산 강서구 강동동, 명지동, 대저2동 일대 11.770㎢ 일대를 인구 약 7만6천 명을 수용하는 주거·상업·업무·예술·문화가 어우러지는 복합 거점지역으로 육성함으로써 부산권 경제 활성화 및 미래 신성장 동력 마련을 달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다만 올해 초 부산 에코델타시티 친수구역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설치된 공원 녹지 등에서 수목 집단 고사 사례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지며 수자원공사는 환경 전문기업이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말라죽은 나무들을 놓고 논란이 커지자 수자원공사는 부산시와 함께 조경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다.

학계, 산업계, 연구기관, 나무 의사 등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13일 첫 회의를 열고 전문기관에 의뢰해 진행된 에코델타시티 토양 검사 결과를 확인했다.
 
수자원공사 부산 에코델타시티 '친환경' 의미 되살린다, 토양·수질 개선 나서

▲ 자연과 도시가 조화된 에코델타시티 주거 환경의 모습. <한국수자원공사>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수목활력도, 토양경도, 토양수 내 염분, 토양오염도, 식재 기반 물리적 적합성 등은 적정범위 안에 있었으나 식물의 생장에 영향을 주는 수소이온농도(pH), 유기물 함량, 질소 총량, 유효인산 등의 항목에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가 나온 원인으로는 영양분이 부족한 토양이 일부 반입됐다고 판단했다. 

자문단은 수자원공사의 지속적 유지 관리 노력이 부족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토양개량제, 유기질비료 등을 추가 투입해 pH를 개선하고 유기물 함량을 늘려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건강한 생육환경을 마련하는 것에 더해 고사목을 대체하는 나무를 새로 심고 배수 관리, 병·해충 방지에도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수자원공사는 자문단의 권고에 따라 토양 품질 개선 및 수종 교체 작업을 진행한다.

작물에 필요한 영양을 빠르게 공급하는 관주용 비료를 통한 즉각적인 개선에 더불어 장기적으로 꾸준히 효과를 주는 고형비료도 쓰기로 했다. 나무의 특성을 고려해서 수분을 많이 요구하는 나무에는 물주머니나 수분 보습효과를 주는 멀칭 등 방안을 동원한다. 고사율이 높은 수목들을 대상으로는 추가 식재도 진행한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자문단 회의에서 나왔던 내용을 바탕으로 조경 개선에 나설 것"이라며 "조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자문을 받으면서 추가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에코델타시티를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친수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주변 하천들의 수질 개선 작업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수자원공사 부산 에코델타시티 '친환경' 의미 되살린다, 토양·수질 개선 나서

▲ 도심하천 수질 개선을 위한 에코 필터링 시스템의 모습.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공사는 에코델타시티 일대의 수질 문제를 인식하고 이미 10년 전부터 평강천, 맥도강 등의 수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수자원공사는 2013년 8월 에코델타시티 개발의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마련하면서 맥도강, 평강천의 수질을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기준으로 2급수까지 개선하는 내용을 담았다.

2022년에는 하천 변에 모래로 된 에코 필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자연적으로 물이 흘러가면서 수질을 정화하겠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특히 평강천에서는 2021년 12월부터 낙동강유역환경천 주도로 하천정비 사업이 시작됐다. 공사 범위를 살펴보면 하도정비, 침사지 및 침전지 조성, 건조장 조성, 준설토 처리, 부대공사 등으로 2025년 마무리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수질 정화 계획이 수립되고 10년이 넘었음에도 부산에코델타시티 주변 하천의 오염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수자원공사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의 2024년 4월 물환경측정 운영결과 보고에 따르면 평강천의 BOD는 4.4mg/L이었는데 이는 3급수에 해당하는 수치다. 화학적 산소요구량(COD)는 6.7mg/L로 4급수였다.

맥도강을 살펴보면 BOD는 2.7mg/L로 2등급을 충족했으나 COD가 7.4mg/L로 나타나며 COD 기준으로는 평강천보다 상태가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물 흐름을 개선하고 오염원을 저감하기 위해 관계기관들과 함께 공동으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2028년 준공 때까지 수질 개선 달성을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고자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