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협력사 ASE 북미 반도체 패키징 공장 짓는다, 엔비디아 애플 수요 대응

▲ ASE가 북미에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대만 가오슝에 위치한 ASE 사옥.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반도체 패키징 전문기업 ASE가 미국과 멕시코에 대규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신설한다. 일본에 추가 시설 투자 계획도 검토되고 있다.

엔비디아와 애플, 인텔과 AMD 등 주요 고객사의 첨단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한편 미국 정부의 지원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닛케이아시아는 26일 ASE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2번째 반도체 테스트 공장 신설을 결정짓고 7월 중 투자 규모를 비롯한 세부 내용을 정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ASE는 멕시코에도 이미 공장 부지를 매입해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를 진행하는 설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우티엔 ASE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연례회의를 마치고 외신 기자들에 이러한 소식을 전하며 글로벌 고객사들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그는 ASE가 일본에서도 충분한 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면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설비를 증설할 것이라며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ASE는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매출 기준으로 세계 1위 기업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에 사용되는 고사양 패키징 분야에서 파운드리 선두 업체인 TSMC와 협력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애플, 인텔과 AMD, 인피니언 등 주요 스마트폰과 PC, 인공지능 및 자동차용 반도체 설계기업이 모두 ASE의 고객사로 자리잡고 있다.

파운드리 업체가 생산한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등을 조립해 제품화하는 패키징 등 후공정은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주목받는 산업으로 꼽힌다.

반도체 패키징이 구동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분야에서 중요한 기술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는 핵심 협력사인 TSMC의 패키징 생산 능력 한계로 지난해부터 공급 부족 상황을 겪고 있다.

ASE가 추가 시설 투자를 결정한 것은 이러한 수요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을 바탕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ASE는 대만과 말레이시아에도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이러한 설비 가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수요 대응 능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ASE는 북미에 시설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사의 수요를 확인했기 때문에 증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첨단 패키징 설비 투자 유치에도 상당한 보조금 지급 계획을 수립한 만큼 ASE도 결국 수혜를 보게 될 공산이 크다.

ASE는 올해 시설 투자 예산으로 21억 달러(약 2조9190억 원)를 잡아두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