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이 소속 의원들의 상임위원회 배치를 완료했다. 민주당의 상임위 배치를 살펴보면 각 상임위 별로 전문성을 지니거나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쟁점 현안과 관련된 인물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 22대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정책 혼선과 관련한 주요 상임위에서 민주당의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민주당 주요 상임위 '공격수' 주목, 기재위-안도걸 운영위-부승찬 법사위-전현희

▲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배치된 안도걸 의원(왼쪽)과 운영위원회에 배친된 부승찬 의원.


11일 더불어민주당 안팎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안도걸 의원,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현희 의원, 운영위원회(운영위) 부승찬 의원이 윤석열 정부의 정책 혼선을 파고들 주요 공격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역임한 안도걸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세수결손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안 의원은 정부의 세수결손 원인으로 ‘부자감세’와 ‘세수추계 실패’를 꼽으며 공세를 펼칠 것을 예고했다.

안 의원은 9일 정부의 세수확보 평가 보도자료에서 “올해 1~4월 국세수입은 125조6천억 원으로 최악의 세수결손이 발생한 작년(2023년) 같은 기간보다도 8조4천억 원 줄었다”라며 “윤 정부 법인세 감세에 따른 세수 감소효과만 무려 10조 원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세수감소의 원인을 분석하고 세수 재추계 결과치를 기재위에 조속히 보고해야 한다”며 “역대급으로 긴축 편성된 올해 정부지출 증가율(2.8%)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당초 목표한 세수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마련해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안 의원은 “건전재정을 경제정책의 최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부자감세는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종부세 폐지, 금융투자세 폐지, 상속세 인하 추진 등을 중단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어 조세정책 전반에 걸쳐 정부를 견제하는 민주당의 ‘창’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추경호 의원도 2016년 국회에 입성한 뒤 기재부 1차관을 지낸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재위에 배치돼 김동연, 홍남기 전 기재부 장관을 강하게 몰아붙였었다.

안 의원은 1965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원에서 공공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예산처 제도관리과장, 전략기획팀장,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 경제예산심의관을 거쳐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냈다. 2022년 관료생활을 마친 뒤 올해 4월 총선에서 광주 동구남구을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여야 원구성 협상에서 쟁점 상임위 가운데 하나였던 국회 운영위에는 대통령실 이전 과정에 역술인 ‘천공’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대통령실로부터 고발된 부승찬 의원이 배치돼 단단히 벼르고 있다.

부 의원은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는 운영위에서 역술인 '천공' 논란은 물론 대통령실 이전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를 철저히 따져 묻겠다는 태세다.

이를 위한 '용산 대통령실 이전 천공 개입 의혹'과 관련한 국정조사 및 특검 추진을 자신의 1호 과제로 꼽기도 했다. 부 의원은 대통령실 이전이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의심하고 있다.

부 의원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국회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국방부 대변인일 때) 제가 윤 대통령이 당선되고 4일 만에 국방부의 방을 빼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단 4일 만에 국가의 중요 정책 결정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 의원은 1970년 제주에서 태어나 세화고등학교와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공군 소위로 임관해 2010년 소령으로 예편했다. 2014년부터 최재천, 김종대 전 의원실 보과관을 거쳐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국방부 대변인에 임명돼 2022년까지 근무했다. 올해 4월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경기 용신시병에 출마해 당선됐다.

여야의 최대 격전지로 평가되는 법사위에 전현희 의원이 배치된 점도 눈길을 끈다. 법사위는 피감기관으로 감사원을 두고 있는데 전 의원이 과거 국민권익위원장을 할 때 '표적감사'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야는 2023년 국정감사에서 당시 전현희 위원장을 향한 표적감사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대통령 업무보고 배제, 감사원 감사 등 끊임없는 사퇴압박을 받았지만 임기를 마치는데 성공했다. 이에 더해 감사원의 최종감사 결과를 전면 반박하면서 최재해 감사원장, 유병호 감사위원 등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민주당 주요 상임위 '공격수' 주목, 기재위-안도걸 운영위-부승찬 법사위-전현희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해병대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 특겸법안 거부권 행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현희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정치권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3선 의원 고지에 오른 전 의원을 법사위원장 후보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감사원의 공세를 막아낸 전 의원이 이제 감사원의 감사를 감독하고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게 됐다. 공수가 뒤바뀐 셈이다. 

전 의원 스스로도 윤석열 정부 출범 뒤 권력기관의 중립성이 심각하게 무너졌다며 법사위에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의욕적으로 상임위 활동을 펼칠 뜻을 내보였다.

전 의원은 지난 5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윤석열 정권에서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야할 검찰, 감사원 등 권력기관이 대통령의 행동대장 역할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대통령에 맞서서 권력기관들의 독립성이 지켜질 수 있도록 국회 법사위가 강력히 견제해야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1964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치의학과를 졸업한 뒤 1996년 사법고시에 합격해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 1호가 됐다. 2008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으며 2016년 총선에서 당선되며 재선의원이 됐다. 2020년 국민권익위원장에 임명돼 2023년 6월 임기를 마쳤다. 22대 총선에서 서울 중성동구갑에 민주당 공천을 받아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3선 고지에 올랐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