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비트코인에 이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으면서 가상화폐업계는 다음 현물 ETF 대상이 될 만한 가상화폐 찾기에 나서고 있다.

알트코인이 현물 ETF 승인을 받으면 비트코인에 몰리던 투자금이 알트코인으로 분산되면서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고대하던 ‘알트코인 강세장’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다음 현물ETF는 솔라나 리플? '이더리움 임팩트'에 알트코인도 기대감 인다

▲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에 이어 다음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대상이 될 가상화폐로 솔라나를 꼽고 있다. 사진은 솔라나 엠블럼.


다만 이더리움의 증권성 논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이더리움을 제외한 다른 알트코인이 현물 ETF 승인을 받으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가상화폐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더리움에 뒤를 이어 다음 현물 ETF 신청 대상이 될 가상화폐로는 솔라나(SOL)가 꼽힌다.

솔라나는 아나톨리 야코벤코가 2020년 선보인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이더리움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빠른 처리 속도와 낮은 거래 수수료를 강점으로 내세워 ‘이더리움 킬러’라는 별칭을 지니고 있다.

현재 솔라나 시가총액은 약 101조2천억 원에 이른다. 스테이블코인인 '테더'와 바이낸스의 거래소 가상화폐인 '비앤비'를 제외하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다음 가는 규모다.

이에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현물 ETF의 문턱을 넘어선 이더리움과 유사한 특징을 가진 가상화폐인 솔라나가 다음 현물 ETF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본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은 가상화폐에 대한 상당한 규제 완화로 여겨질 수 있어 이더리움의 경쟁자인 솔라나에게도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니엘 얀 매트릭스포트 공동 설립자도 X에 글을 올려 이더리움 현물 ETF 다음으로 솔라나가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리 매수할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또 다른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리플(XRP)을 다음 현물 ETF 후보군의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리플은 리플랩스가 2009년 은행간 실시간 자금 송금을 위해 개발한 가상화폐다. 2020년 SEC가 리플을 증권으로 간주해 증권법상 규제를 따르지 않았다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제프리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연구원은 리플과 마찬가지로 증권성을 의심 받았던 이더리움이 현물 ETF 승인을 받은 이상 핵심 기술이 유사한 리플도 더 이상 증권이라고 주장하기 어려워 현물 ETF 승인을 얻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처럼 가상화폐업계의 장밋빛 전망처럼 다양한 알트코인 현물 ETF가 등장한다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 비트코인에만 몰렸던 투자금이 알트코인으로 유입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상화폐 분석가 애쉬크립토는 25일 X에 올린 글에서 “월스트리트는 이더리움 ETF 승인에 멈추지 않을 것이다”며 “이에 가상화폐시장에서 한 번도 목격한 적이 없는 알트코인 시즌을 촉발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다음 현물ETF는 솔라나 리플? '이더리움 임팩트'에 알트코인도 기대감 인다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결정했으나 여전히 이더리움의 증권성을 의심하고 있다. 사진은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장. <연합뉴스>


다만 변수는 SEC가 가상화폐를 증권으로 간주하는 태도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디지털자산 위클리보고서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를 신청한 운용사들로 하여금 ETF가 보유한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하지 않는 구조로 변경하라는 피드백을 한 것을 보면 이더리움 스테이킹 서비스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SEC는 가상화폐의 스테이킹 서비스를 투자 계약으로 간주해 연방증권법에 따른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스테이킹은 가상화폐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맡겨서 새로운 블록을 생성하는 검증 작업에 참여하면 이에 따른 보상으로 가상화폐를 지급받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SEC의 시각이 변화하지 않는 이상 이더리움을 제외한 다른 알트코인이 현물 ETF 승인을 받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이에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알트코인 현물 ETF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SEC 구성원에 변화가 생긴 이후인 2025년이 지나야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다.

제프리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연구원은 솔라나와 리플이 다음 현물 ETF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으나 2025년은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연구원도 솔라나가 다음 현물 ETF가 될 수 있다고 예측했지만 현재와 같은 규제 아래에서는 2026년 이후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바라봤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