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고객 증가에도 냉정한 시선 왜? 한채양 매장 경쟁력 조기 확보 특명

▲ 이마트가 할인점 경쟁력을 더 높아야 한다고 증권사들이 바라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가 받아든 1분기 성적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실적 개선에 성공한 만큼 2분기 실적도 기대해 볼만 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칭찬받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20일 이마트 1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이마트 별도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4.9%가 늘었다.

이마트 별도기준 매출이 증가한 것은 2022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만이다.
 
이마트 고객 증가에도 냉정한 시선 왜? 한채양 매장 경쟁력 조기 확보 특명

▲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가 매장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무겁다. 


이마트를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며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이마트는 실적 자료를 통해 오프라인 고객 수가 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홀세일(트레이더스) 고객 수는 7.5%가 늘었다.

이마트가 실적 자료에서 오프라인 고객 수 증감 수치를 밝힌 것도 5개 분기만이다.

이마트 실적 자료만 놓고 보면 한 대표가 취임 6개월 만에 성과를 낸 것으로 읽힐 수도 있다. 하지만 유통업계 전체를 놓고 보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대형마트 매출은 4.0%가 늘었다. 이마트 매출 성장률보다 2.0%포인트가 높다.

1분기 롯데쇼핑 실적 자료에 따르면 롯데마트 기존점 성장률은 4.7%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마트 기존점들은 1.4%가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서 이마트 실적에 대해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마트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보고서를 낸 7개 증권사 가운데 3개 증권사가 이마트 목표주가를 내렸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각각 6천 원, 신한투자증권은 1만4천 원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투자의견까지 낮춰잡았다.

목표주가를 하향한 증권사들 뿐만 아니라 목표주가를 유지한 증권사들도 할인점 부문(이마트)의 중장기적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실제로 이마트는 올해 4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3%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총매출 기준으로는 이마트가 5.7%, 트레이더스가 1.6% 줄었다.

기존점은 역신장했다. 이마트 기존점 성장률이 –5.2%, 트레이더스 기존점 성장률이 –5.4%를 기록한 것이다.

1분기에 좋은 실적을 내고도 4월에 곧바로 후퇴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안정적인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신규 출점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한 대표도 지난해 11월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회사의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쓸 것이며 신규 출점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신규고객 수가 중요한 이유는 대형할인마트 수익성에 ‘규모의 경제’가 크게 작용해서다.
 
이마트 고객 증가에도 냉정한 시선 왜? 한채양 매장 경쟁력 조기 확보 특명

▲ 이마트가 마지막으로 출점한 매장은 전주 에코시티점이다. 2021년 9월 문을 열었다. <이마트>


이마트가 상품을 싸게 팔기 위해서는 공급자에게서 상품을 대량으로 받아오는 것이 이마트에게 유리하다. 많은 양을 받아올수록 공급단가가 내려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에 많은 물량을 받아오면 이마트 입장에서 위험부담도 안고 있다.

판매가 저조하면 악성재고로 남거나 신선식품의 경우 폐기처리해야 한다. 이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재고를 최대한 남기지 않고 팔기 위해 기존고객과 신규고객을 통한 대규모 고객 유입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마트가 마지막으로 출점한 매장은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 위치한 에코시티점이다. 오픈한지 2년8개월 정도 됐다.

이후 경기도 화성시와 수원시에 트레이더스 매장을 오픈했지만 이마트 별도기준 매출 70% 이상은 트레이더스가 아닌 할인점에서 나온다.

이마트 신규 매장은 내년 상반기에나 오픈한다.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에 새로운 매장이 들어선다.

이마트는 올해 안에 최소 5개 이상 출점 대상지를 확보하기로 했지만 출점 대상지에 신규 매장이 들어서려면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마트가 앞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규 출점과 리뉴얼 매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다만 신규 출점을 하나 하는 데 시간이 적지 않게 필요한 만큼 리뉴얼 매장 등을 통해서도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스타필드와 비교해 이마트는 집 앞에 놀러가듯 편하게 가서 즐길 수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마트만이 가진 장점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