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만난 손정의 "소프트뱅크, 한국에 앞으로 5조 투자"  
▲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무궁화실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접견하고 있다.<뉴시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앞으로 10년 동안 한국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모바일 등에 5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30일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 손정의 회장이 앞으로 30년 동안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스마트로봇 등이 중심산업이 될 것으로 보고 한국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손 회장에게 “사물인터넷과 인터넷, 인공지능 등의 분야는 한국도 집중육성하기 위해 관심을 쏟는 분야”라며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AI,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등 9대 국가전략프로젝트를 선정하며 미래 신산업을 집중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기업과 소프트뱅크 그룹이 협력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손 회장에게 투자를 권유했다.

손 회장은  "앞으로 10년 이내에 사물인터넷과 인터넷, 인공지능, 모바일, 스마트로봇, 전력 분야에서 5조 원을 목표로 투자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소프트뱅크가 7월 영국 반도체설계회사인 ARM를 인수한 점을 들어 손 회장에게 반도체펀드에도 투자해줄 것을 요청했다.

반도체펀드란 반도체 관련 창업기업이나 중소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그룹, 산업은행이 출자한 펀드로 올해 연말까지 2천억 원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ARM은 사물인터넷 분야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소프트뱅크가 반도체펀드에 참여하는 것은 좋은 협력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자동차나 가전 등 분야에서 특화된 반도체가 필요하기에 ARM 한곳으로 대응할 수 없다”며 “반도체펀드에 투자한 기업에 소프트뱅크가 공동 투자하거나 해외진출 파트너십을 통해 연계 투자를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손 회장이 국내에 투자했던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했다고 약속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국내 온라인 소셜커머스업체인 쿠팡에 1조2천억 원을 투자했다. 쿠팡은 소형택배차량 허가규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부는 8월말 1.5톤 이하 택배차량에 대해서는 신규등록과 증차를 허용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 청년들의 해외취업에도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소프트뱅크그룹이 세계 각지에 700개가 넘는 자회사를 두고 있다”며 “한국의 경쟁력있는 청년들이 소프트뱅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취업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새로운 차원의 협력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한국청년의 유학과 인턴십, 기업가 양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추진하겠다”고 대답했다.

손 회장은 박 대통령에게 아시아 슈퍼 그리드’를 설명했다. 아시아 슈퍼 그리드는 몽골사막에서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해 이를 아시아 각국의 전력망을 연결해 공유하는 사업이다.

박 대통령은 “한·중·일 동북아 국가들을 전력망으로 연결하면 역내 평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