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론이 중국 시안에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공정을 진행하는 새 생산설비 구축을 시작했다. 마이크론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 <마이크론>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와 이에 따른 중국 정부의 무역보복 등 여러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도 중국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8일 “마이크론이 시안 반도체 신공장 착공에 들어갔다”며 “해외 기업들이 중국 시장 공략에 여전히 적극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도했다.
마이크론은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중국 시안에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공정을 담당하는 생산 설비를 구축한다.
이번 투자는 마이크론이 지난해 6월 발표한 43억 위안(약 8천억 원) 규모 투자 계획에 포함된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중국을 직접 방문해 왕웬타오 중국 상무장관과 만나는 등 새 공장 건설을 계기로 중국 정부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산업을 둘러싼 갈등 상황과 마이크론에 적용됐던 중국의 무역보복 조치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결정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미국 정부는 마이크론을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기업이 중국 생산공장에 첨단 반도체 장비를 반입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더욱 엄격해질 공산이 크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이러한 제재조치에 반발해 지난해 마이크론을 대상으로 무역보복 조치에도 들어갔다. 일부 기관에서 마이크론 반도체를 구매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최근에는 인텔과 AMD 등 미국 시스템반도체 기업도 중국 정부의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그럼에도 마이크론이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강행한 것은 반도체 최대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는 중국에서 사업 기회를 놓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타임스는 마이크론뿐 아니라 AMD와 퀄컴 등 미국 대형 반도체기업 CEO가 최근 개최된 중국발전포럼에 참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정부의 압박에도 반도체기업들이 중국과 꾸준한 협력을 약속하고 있는 만큼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밀어내려는 ‘디커플링’ 시도는 힘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론 CEO는 왕웬타오 상무장관과 회동을 진행하며 중국 정부의 지원에 긍정적 반응을 전하고 현지 수요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마이크론은 지난 20년 동안 중국 시장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며 생산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현지 협력사들과 적극 힘을 합치겠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