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도시정비사업 기세 이을까, 여의도 한양아파트 수주 촉각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수주하며 대형건설사와의 도시정비 맞대결에서 연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 도시정비 수주전 승전보를 이어가려 한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로 내정된 전중선 사장의 도시정비 데뷔전이기도 하다. 대표 내정 이전부터 공들여온 사업지인 만큼 전 사장이 첫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1일 포스코이앤씨에 따르면 22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 입찰,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결과발표 등을 잇따라 앞두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2차 시공사 선정 단계까지 유찰돼 수의계약으로 전환돼 우선협상대상자를 찾는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에 재차 참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선 2차 시공사 입찰에 유일하게 참여했고 22일 마감일인 우선협상대상자 입찰에도 참가하며 수주 의지를 이어가는 것이다.

바로 다음날에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 시행사인 KB부동산신탁이 시공사 선정을 겸한 토지등소유자 전체회의를 진행한다.

시공사 선정을 하루 앞둔 이날 전 사장은 이날 사장 선임 이후 처음으로 보도자료를 내며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워 한양아파트 를 수주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 사장은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성공이 곧 오티에르의 성공"이라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전사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전 사장 취임 이후 이전과 다르게 도시정비사업에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포스코이앤씨는 전임 대표 임기 동안 업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도시정비사업 외형확장에 나서온 반면 2년 사이 영업이익은 절반 이상 감소하며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재무와 전략 전문가로 꼽히는 전 사장이 키를 잡으며 기조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포스코이앤씨가 당초 수주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던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사업에서 발을 빼면서 이런 시각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다만 전 사장은 오랫동안 공들여온 노량진1구역 재개발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에서는 변함없이 수주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여의도 재건축 추진 1호'라는 타이틀로 주목받아 온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전 사장이 포스코이앤씨 대표로 내정된 뒤 처음으로 받는 도시정비 수주전 결과라는 의미가 있다. 임기 시작부터 기분 좋은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특히 포스코이앤씨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 현대건설과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대형건설사를 상대로 한 일명 ‘도시정비 도장깨기’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수도권과 부산에서 펼쳐진 대규모 도시정비 맞대결에서 잇따라 승전고를 울렸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12월 경기 안산시 안산주공6단지 재건축사업에서 벌어진 대우건설과 맞대결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지난해 안산주공6단지 재건축사업을 통해 2830억 원의 수주실적을 더하며 도시정비 신규수주 4조5938억 원이라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어 올해 1월 부산 부산진구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에서는 삼성물산을 제치고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1조 원 이상(1조3274억 원)의 수주실적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주택 시장 최상위 브랜드를 상대로 수주전 연승을 거뒀다. 촉진2-1구역을 발판 삼아 올해 이미 2조3천억 원이 넘는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올렸다.

과거 포스코이앤씨가 대형건설사를 상대로 주목받을 만한 승리를 거둔 수주전으로는 GS건설과 맞붙은 2020년 서울 서초구 신반포21차 재건축사업도 꼽힌다.

당시 상대적으로 서울 강남권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약했던 포스코이앤씨는 인근에 '자이타운'을 조성한 GS건설을 상대로 열세가 예상됐지만 이변을 일으켰다. 신반포21차를 통해 강남 핵심지역에 랜드마크 단지를 사실상 처음으로 보유하게 됐다는 의미가 컸다.

이후 포스코이앤씨가 대형건설사와 수주전에서 모두 웃은 것은 아니지만 신반포21차를 기점으로 도시정비 시장에서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에는 포스코이앤씨가 '오티에르', 현대건설이 '디에이치'를 제안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승부가 첫 하이엔드 브랜드 맞대결이기도 하다.

현대건설은 최근 윤영준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여의도 한양아파트 현장을 방문하며 수주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여의도 한양아파트를 하이퍼엔드 특화 단지로 조성해 개발이익을 극대화하고 여의도 최고의 랜드마크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또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의 단지명에 상징성을 담은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를 제안했다. 글로벌 설계 디자인 그룹 SMDP와 조경 디자인 그룹 SWA와 협업해 한강 조망을 극대화하고 단지 주변의 자연을 조경에 녹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맞서 전 사장은 '오티에르 여의도'를 제시하며 이전에 조합에 약속한 초고층 기술력 도입뿐 아니라 현대건설보다 낮은 공사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여의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자 국내에서 3번째로 높은 건물인 333m 높이의 파크원을 시공한 역량을 여의도 한양아파트에 쏟아 안전과 품질을 다 잡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포스코이앤씨는 총공사비로 현대건설보다 720억 원가량 낮은 7020억 원을 제시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회사의 이익을 내려놓고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에 임하겠다는 각오라고 설명했다.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도시정비사업 기세 이을까, 여의도 한양아파트 수주 촉각

▲ 포스코이앤씨 '오티에르 여의도' 조감도. <포스코이앤씨>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서울시의 도시공간 활용 정책에 따라 일반상업지역으로 정비계획을 승인받아 종상향으로 용적률이 600%까지 높아지면서 사업성이 개선됐다. 이에 토지등소유자의 환급금이 최소 1억 원에서 최대 6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두 건설사는 환급금을 보장하며 토지등소유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소유주가 동일평형에 입주하면 무조건 환급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을 내세웠다. 포스코이앤씨는 소유주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분양수입금을 소유주에게 먼저 지급하고 사업비 대출 상환을 마친 뒤 공사비를 받는 방식을 제안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여의도동 42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56층 4개 동, 공동주택 992세대를 짓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앞서 추진된 시공사 선정 절차에 위법사항이 있다며 시정조치를 내려 일정이 지연됐다. 이후 KB부동산신탁이 지난해 12월 문제가 됐던 상가 부지 매입협상을 마무리했고 이어 서울시가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안을 수정 가결하며 사업이 재개됐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