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앤컴퍼니가 쌍용C&E의 남은 주식을 사들이며 쌍용C&E의 상장폐지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홍사승 대표집행임원 회장 등 수십 년간 쌍용C&E에서 일해온 경영진들은 보유 주식을 처분해 3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됐다.
 
쌍용C&E 상장폐지 막바지, 홍사승 한앤컴퍼니 공개매수로 31억 '잭팟'

▲ 한앤컴퍼니의 쌍용C&E 상장폐지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쌍용C&E 경영진들은 자사주 매도를 통해 최대 31억 원의 금액을 확보했다.


17일 쌍용C&E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쌍용C&E 주식 공개매수가 끝난 뒤 잔여 주식 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12일부터 2024년 7월로 예상되는 주식교환일 또는 쌍용C&E 주식을 모두 매수하는 시점까지 쌍용C&E 보통주 3474만4725주를 1주당 7천 원 가격에 매수하고 있다.

이 주식은 앞선 공개매수의 예정주식 1억25만4756주에서 매수에 성공한 주식을 빼고 남은 보통주 전부다.

앞서 2월5일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쌍용C&E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고 상장폐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쌍용C&E와 함께 2월5일부터 3월6일까지 쌍용C&E 주식을 1주당 7천 원에 공개매수했다.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6551만4주 가운데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1765만2862주를, 쌍용C&E가 4785만7142주를 각각 사들였다. 이에 한앤코시멘트홀딩스와 쌍용C&E의 합산 지분율은 기존 79.90%에서 93.03%로 확대됐다.

공개매수 과정에서 쌍용C&E 경영진들도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전부 팔았다.

쌍용C&E의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 가장 최근 공시에 따르면 쌍용C&E 임원 및 계열사 임원 등 모두 11명은 쌍용C&E 주식 143만여 주를 매도했다.

경영진들은 보유 자사주를 처분함에 따라 약 1200만 원에서 최대 약 31억 원가량까지 받게 됐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의 상당 부분은 호실적을 거둔 2020년에 받은 상여 명목의 주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쌍용C&E는 임원들에게 경영성과를 고려한 성과급과 함께 책임경영 등을 위해 자사주를 무상으로 줬다.

쌍용C&E는 2020년 연결기준 매출 1조4708억 원, 영업이익 2502억 원이라는 호실적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9% 늘면서 2017년(2509억 원)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 2500억 원을 다시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로 보면 2016년 18% 이후 최대치인 17%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자사주를 보유했던 홍사승 쌍용C&E 대표집행임원 회장은 2월28일 쌍용C&E 주식 44만6429주 전부를 1주당 6960원(처분단가)에 장내매도해 약 31억714만 원을 벌게 됐다.

홍 회장이 들고 있던 자사주는 모두 2020년 9월25일 상여로 받은 것이다.

쌍용C&E는 2020년 홍 회장에게 모두 31억4500만 원을 보수로 지급했다. 이 가운데 당시 주가 기준으로 25억 원 규모에 해당하는 44만6429주를 특별상여로 무상교부했다.
 
쌍용C&E 상장폐지 막바지, 홍사승 한앤컴퍼니 공개매수로 31억 '잭팟'

▲ 홍사승 쌍용C&E 대표집행임원 회장(사진)은 자사주 매도를 통해 약 31억 원을 손에 넣었다.


쌍용C&E는 당시 “임원의 책임경영 강화 및 동기부여 확대 필요성에 따라 이사회를 거쳐 자사주를 임원에게 특별상여로 무상교부한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은 1967년 쌍용C&E(당시 쌍용양회)에 입사해 1991년 임원으로 승진했다. 2005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았고 2009년 초부터 2011년 초까지 대표이사 회장직을 역임했다.

2012년 대한시멘트에서 회장을 지내다 한앤컴퍼니가 쌍용C&E 경영권을 인수한 2016년 말 상근 미등기임원에 오른 데 이어 2017년 말 대표집행임원 회장으로 복귀했다.

이현준 쌍용C&E 대표집행임원 사장은 2월28일 21만9871주를 1주당 6960원에 모두 약 15억3030만 원어치를 장내매도했다.

이 사장의 보유주식 22만여 주 가운데 81%인 17만8571주는 홍 회장과 마찬가지로 2020년 9월 상여로 받은 자사주다. 이 자사주는 당시 종가 기준으로 모두 10억 원 규모다.

이 사장은 2017년 2월 집행임원에 오르면서 쌍용C&E 주식 7544주를 취득했고 같은해 8월 쌍용C&E가 대한시멘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제3자 배정을 통해 716주를 더했다.

쌍용C&E가 2018년 7월 주식을 5분의 1로 액면분할하면서 기존 8260주에서 4만1300주로 불었다.

이 사장은 1985년 입사한 뒤 쌍용C&E에서만 38년 넘게 일하고 있다.

2017년 말 홍 회장과 함께 대표집행임원 전무에 올랐고 부사장을 거쳐 2021년 말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쌍용C&E는 지금까지 홍 회장과 이 사장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사장은 현재 쌍용C&E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위원회 위원장, 기획부문·안전보건실 담당, 종합기술훈련원장을 겸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한국시멘트협회장도 맡고 있다.

김두만 재무부문 총괄 및 경영기획 담당 부사장은 2월27일과 2월28일 이틀에 걸쳐 1주당 6960원에 모두 16만634주를 장내매도했다. 모두 11억1801만 원어치다.

김 부사장은 이 사장과 같은 해 입사해 지금까지 쌍용C&E에만 몸담고 있다.

이병주 지원부문 담당 부사장은 2월27일 15만5304주를 1주당 6951원에 장내매도해 약 10억7952만 원을 받았다.

이 부사장은 2014년 10월부터 1년6개월 동안 쌍용기초소재 대표이사를 지냈다. 2017년 1월~6월까지는 쌍용에너텍 대표이사도 역임했다.

지준현 시멘트영업 및 슬래그시멘트 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은 2월26일 1주당 6950원에 16만9643주, 모두 11억7902만 원어치를 장내매도했다.

지 부사장은 한남시멘트, 대한슬래그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2017년 쌍용C&E의 대한시멘트 인수 당시 대한시멘트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추대영 생산부문 총괄 전무는 9만9286주를 6951원에 장내매도해 약 6억9014만 원을, 박진형 환경사업부문 총괄 전무는 9만2164주를 6960원에 장내매도해 약 6억4146만 원을 얻었다. 추 전무와 박 전무 모두 쌍용C&E에서 30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

이 밖에 자회사 쌍용기초소재의 박선우 대표이사는 5만9188주를 6960원에, 자회사 한국기초소재의 박홍은 대표이사는 2만5천 주를 6950원에 장내매도했다. 각각 4억1195만 원, 1억7375만 원어치다.

손자회사 대한슬래그와 그린에코넥서스의 강병복 대표이사와 도홍기 대표이사는 각각 6593만 원, 1251만 원을 쌍용C&E 주식 매도로 취득했다.

완전자회사 전환 이후 쌍용C&E를 현재 경영진이 계속 맡을지는 미지수다.

홍 회장과 이 사장을 비롯한 쌍용C&E 모든 경영진(집행임원)의 임기는 28일로 예정된 제62기 정기 주주총회 뒤 가장 먼저 소집하는 이사회 날까지다. 이 이사회에서 쌍용C&E 경영진의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