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인 새마을금고 중앙회장이 '2017년으로의 회귀'를 선언하며 조직 쇄신에 나섰다.

2017년은 불명예 속에 물러난 박차훈 전 회장이 첫 임기를 시작하기 바로 전 해다. 김 회장은 새해 조직개편을 통해 중앙회 조직을 슬림화하며 혁신의지를 다졌다. 다만 김 회장이 박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만큼 향후 혁신 과정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새마을금고 김인 ‘백 투 더 2017’ 선언, 박차훈 흔적 지워낼 수 있을까

▲ 김인 새마을금고 중앙회장이 박차훈 전 회장의 흔적을 지워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상호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불명예 속에 끝난 전임 회장 시대를 극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쇄신 결의문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2일 쇄신 결의문을 통해 “중앙회 조직은 2017년 수준으로 감축하며 지속적 자구노력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김인 회장 역시 “혁신법안의 통과 의지를 국회에 빠르게 전달하는 등 입법지원 활동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마을금고가 불명예 속에 물러난 박 전 회장 시대와 결별하겠다는 뜻을 내보였다고 볼 수 있다.

박 전 회장은 측근들과 함께 금품수수 의혹 속에 자리에서 물러났고 김 회장은 보궐선거로 새마을금고 수장 자리에 올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경영혁신위원회 쪽에서 박차훈 회장 임기 동안 조직이 비대해진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본 것 같다”며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조직을 슬림화하는 동시에 2017년 수준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김 회장의 쇄신 작업을 보좌할 상근이사 공모에 관심이 쏠린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날부터 26일까지 상근이사와 금고감독위원회 위원 공개모집을 진행한다.

새마을금고 상근이사는 전무이사와 지도이사, 신용공제 대표이사 등으로 회장에 이어 실권을 도맡는 자리다.

시장 관심은 박 전 회장이 재임 시절 크게 늘린 대체투자 분야로도 쏠린다. 대체투자는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전통적 투자상품이 아닌 사모펀드나 부동산, 벤처기업,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박 전 회장 재임시절 측근 자산운용사 출신 류혁 전 신용공제 대표이사의 지휘 아래 대체투자 비중을 크게 늘렸다.

새마을금고가 대체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면서 금리 상승과 경기침체로 냉각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시장과 같은 곳에서는 새마을금고가 없으면 사업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새마을금고는 이 과정에서 각종 비리 의혹에도 휩싸였다. 시장에서 지위를 이용해 각종 부당이득을 챙긴 임원들도 적발됐다.

행정안전부는 전날 새마을금고 대체투자 관련 특별감사로 전현직 임직원의 불법의심 행위를 적발해 중앙회에 제재처분을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수사당국에는 수사도 의뢰했다.

김 회장은 건전성 강화, 조직비리 해소, 이미지 회복 등 다수의 과제를 안은 상황에서 비대해진 조직을 줄이는 슬림화를 혁신의 시작점으로 삼았다.
 
새마을금고 김인 ‘백 투 더 2017’ 선언, 박차훈 흔적 지워낼 수 있을까

▲ 2024년 조직개편 이후 새마을금고중앙회 조직도.

김 회장은 취임 뒤 처음 시행한 조직개편에서 기존 9개 부문 40개 본부 124개 부를 8개 부문 34개 본부 11개 부로 줄였다.

새마을금고는 “전략조정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금고경영지원, 공제 등 3개 부문을 폐지하고 대체투자 등 유사·중복 기능을 가진 7개 본부를 통폐합한다”며 “부문장 등 20개 직책도 줄였는데 비대해진 중앙회 조직을 슬림화하고 업무효율화 및 빠른 의사결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박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만큼 ‘박차훈 시대’와 완벽히 결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구심도 내놓는다.

김 회장은 박 전 회장 임기 6년 동안 부회장직을 맡았다. 박 전 회장이 직무정지를 받은 뒤에는 중앙회장 직무를 대행하다 지난해 12월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에 올랐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