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3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초기 매출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2024년 하반기부터 3나노 2세대(SF3) 양산에 들어가 추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2024년 하반기부터 2세대(SF3) 3나노 양산을 시작해 본격적으로 TSMC 추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2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TSMC가 3나노 공정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면서 첨단 파운드리에서 삼성전자와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는 18일 실적발표를 통해 2023년 4분기 3나노 출하량이 전체 웨이퍼 매출의 15%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023년 3분기 6% 비중에서 1분기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TSMC의 3나노 매출 비중 확대는 고객사 애플 덕분이다.
애플 아이폰15프로 시리즈에 탑재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17프로’는 TSMC 3나노 공정으로 제조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TSMC와 달리 아직 애플과 같은 대형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2022년 7월 세계 최초로 3나노 파운드리를 시작했으나 고객사가 암호화폐 채굴업체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공정별 매출 비중을 따로 공개하지 않지만 3나노 비중은 10% 미만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체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에서도 TSMC와 격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3년 2분기 44.7%포인트 차이였던 삼성전자와 TSMC의 점유율 격차는 2023년 3분기 45.5%로 0.8%포인트 확대됐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반격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3나노 2세대 공정으로 시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로드맵에 맞춰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3나노 2세대는 4나노 대비 성능이 22% 빨라지고 전력 효율은 34% 향상되면서 크기는 21% 작다. 또 공정이 안정화되는 만큼 대형 고객사들도 1세대(SF3E)보다는 2세대에 관심을 가져왔다.
경계현 사장은 2022년 기자간담회에서 “3나노 2세대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유독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반도체 생산공장. <삼성전자, TSMC> |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현재 글로벌 서버업체를 3나노 2세대 고객사로 확보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2025년에 출시되는 삼성전자 자체 AP 엑시노스2500도 3나노 2세대 파운드리로 양산된다.
최근에 공개된 엑시노스2400은 삼성전자의 4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제조됐는데 성능과 안정성 측면에서 모두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이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정도 자리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3나노 공정이 도입되는 엑시노스2500을 향한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2023년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기조연설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차기 엑시노스 제품에 게이트올어라운드(GAA) 3나노 공정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가 3나노 2세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결국 수율(완성품 비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3나노 1세대에서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것도 수율이 불안정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3나노 1세대 공정의 수율은 현재 약 60%인데 퀄컴, 엔비디아 등 대형고객사가 원하는 수준은 7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3나노 1세대에서 게이트올어라운드(GAA)라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했던 만큼 공정 안정화에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1세대에서 시행착오를 충분히 겪었던 만큼 2세대에서는 빠르게 수율을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IT 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일반적으로 1세대 공정이 아닌 다음 세대부터 다양한 회사가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첨단 3나노 2세대 공정에서는 최소 하나 이상의 주요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