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새해를 한 달 앞 둔 가운데 증권주의 '연초 효과'에 대한 기대가 시장참여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연초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증권주가 코스피 평균 대비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는 점을 거론하며 유동성 유입과 주가 상승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키움증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증권주 '연초 효과' 향해 커지는 기대, 유동성 유입 효과 큰 키움증권 주목

▲ 매년 1월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증권주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키움증권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 자료를 종합하면 과거 10년(2014~23년) 동안 매 1월달에 KRX증권업 지수는 2016, 2020, 2021년을 제외하고 모두 코스피 대비 초과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과거 10년 평균 1월달 절대수익률은 코스피가 1%에 미치지 못한 반면 증권업계 ‘톱3’인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각각 4.5%, 4.5%, 2.5%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9위 수준인 키움증권의 절대수익률이 같은 기간 5.7%로 가장 높았다.

증권업종이 1월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것은 코스피, 코스닥 양 시장에서 거래대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2022년을 제외하고 매해 1월 거래대금은 전월대비 증가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가 커지는 것인데 증시 거래대금 민감도가 가장 높은 키움증권 수익률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은 증권업계에서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30% 수준으로 오랫동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연초에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이유는 첫째, 대주주 양도세 회피 매도 물량과 둘째, 배당락 이후 매도 물량이 나오며 거래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내년 1월은 이런 요인에 추가적인 호재가 더해지며 증시거래대금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수출이 반등하고 있다. 수출 반등은 통상적으로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리는데 코스피 지수와 증권업종은 상관계수가 0.82에 이르는 만큼 증권업종의 수혜가 기대된다.

OECD는 전날 낸 보고서에서 2024년 국내 GDP 성장 전망치를 기존 대비 0.2%포인트 상향하며 “올해 3분기 한국의 실질 GDP는 수출 반등세에 힘입어 성장했는데 세관 통계를 보면 10월에도 수출은 반도체 반등에 힘입어 증가했다”고 말했다.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미국 연말 소비시즌도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어 국내 수출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또 올해 12월 외국인투자자 등록제가 폐지되면서 내년 초에 외국인투자자 수급 증가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다만 올해 1월 배당락 절차 변경으로 배당락 이후 거래대금 증가 효과가 예년만큼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통상적으로 배당주주 확정일은 12월 마지막 주에 있었는데 절차 변경으로 이 날짜가 연초로 옮겨졌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절차 변경은 상장사 재량에 맡겨져 있어 변동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절차 변경으로 투자자들이 배당액을 확인한 뒤 배당주에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연초 증시 거래대금이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증권사들이 최근 주주환원 정책을 제고하면서 배당을 높이는 추세이므로 증권주들이 직접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히려 배당이 3월에 이뤄진다고 가정할 경우 1~2개월 전부터 배당 관련 수급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1월 거래대금 증가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내년 1월에도 증권업종 최고 유망종목은 거래대금 증가 수혜를 가장 많이 받는 키움증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도 평균적으로 1월달 수익률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최근에 국내외 부동산금융 부실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외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노출도)는 미래에셋증권 5조1천억 원, 한국금융지주 5조8천억 원인 반면 키움증권은 1조 원 수준으로 낮다.

우도형 연구원은 “키움증권이 내년 1월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며  “거래대금에 대한 민감도가 가장 높은 증권사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증권주 '연초 효과' 향해 커지는 기대, 유동성 유입 효과 큰 키움증권 주목

▲ 엄주성 키움증권 신임 대표.


키움증권이 주주환원책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키움증권은 향후 3개년 동안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소각을 통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책 이행을 위해 2023년 10월25일부터 2024년 4월24일 동안 700억 원 규모 신규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며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최근 영풍제지 사태 등 진통을 겪었으나 엄주성 대표이사를 전날 새로 선임하며 쇄신에도 나서고 있다.

이날 키움증권 주가는 전날 대비 1.32% 오른 9만23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약 3주 동안 9만 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에프엔가이드 기준 증권사 목표주가 전망치는 12만1247원인데 이날 종가 기준 약 31%의 상승여력이 있는 것이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