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잭슨홀 미팅 이후 수그러들면서 금융투자업계는 긴축종료 이후 머니무브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부터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면서 한국의 기준금리도 동조화 흐름을 보이며 시중 자금이 금융투자시장으로 이동할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긴축종료 분수령] 머니무브 기대감 커지는 증시, 투자지형 변화 시기 촉각

▲ 내년 상반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며 한국은행도 국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30일 연준의 향후 기준금리 정책 방향을 예측하는 CME(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 정례회의날인 9월20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8월22일 기준으로 86%였으나 잭슨홀 미팅 이후인 28일 78%까지 낮아졌다.

미국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보다도 아직 높아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파월 연준 의장이 발언하자 시장에 잠시 위기감이 퍼졌다.

그러나 이날 기준으로 동결 확률은 다시 89%로 높아졌다. 시장 참여자들이 파월 의장의 발언을 다시 곱씹어 본 결과 파월 의장의 발언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주에 있었으며 그다지 매파적이지 않았다는 의견에 도달한 것이다.

월가 등 업계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 동결하다가 내년 상반기부터는 결국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내년 정례회의 일정별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이상 인하될 확률은 1월31일(13.7%), 3월20일(33.1%), 5월1일(51.7%), 6월12일(73.5%)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맞춰서 국내 기준금리 정책 기조를 정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재확인했다. 따라서 국내 기준금리가 줄곧 동결기조를 유지하다가 내년 상반기 중 인하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시중 자금이 안전성 자산인 예적금 등에서 자본시장, 특히 주식시장으로 옮겨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내증시에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늘어나며 증시 거래대금이 이미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에 있는데 기준금리 인하로 주식시장의 매력도가 높아지면 유입되는 자금의 규모가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우선 국내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증시 거래대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4천억 원을 기록했는데 하반기엔 24조 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체에 걸쳐 증시 거래대금은 15조9천억 원 수준이었다.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 증가 등에 기인한 구조적인 현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우리나라 가계자산 중 금융자산의 비중이 타 국가 대비 낮은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 확대는 단순히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증시 거래대금 증가세를 배가시키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 기준금리 인하는 다수의 경로로 증시의 상승세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금융장세로 증시가 소폭 상승한 뒤에 실적장세가 이어진다”며 “증시 매력도가 높아져 개인투자자들의 비중도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먼저 주식시장에는 금융장세가 찾아온다.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 등 안전자산의 금리가 낮아진 결과 매력이 떨어져 더 큰 수익을 좇을 수 있는 주식시장으로 시중자금이 옮겨가는 것이다.

이후에는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전망이 밝아진 결과 기업들의 실적전망이 상향되며 실적장세가 뒤따른다. 실적장세에서는 업종 구별없이 산업 전체가 활기를 띠며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달아오르는 상승장이 펼쳐진다.
 
[긴축종료 분수령] 머니무브 기대감 커지는 증시, 투자지형 변화 시기 촉각

▲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주식시장에는 금융장세와 실적장세가 찾아온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 기대감은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업종별, 종목별 순환매를 가능케 하는 동력이다”고 말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의 상단은 2500선으로 기대수익률은 5~6%에 그치는데 은행 예금금리는 최대 5% 수준까지 가능한 상황이다”며 “기준금리가 인하돼 예금금리 수준은 낮아진 반면 증시는 상승장에 접어들어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면 예금에서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자연스레 발생할 것”으로 보았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가 반드시 실적장세를 불러오지는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인하되면 금융장세가 찾아와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갈 확률이 물론 높다”면서도 “다만 금리인하가 꼭 경기반등을 불러오진 않는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금리인하 시점에서 경기반등이 밑받침돼야만 실적장세가 펼쳐질 것이다”며 “그렇지 않은 경우 시중자금은 오히려 부동산시장 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김태영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풀린 유동성을 흡수했던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도 과도한 긴축경계론이 비등해지는 상황을 의식하며 오는 9월을 기점으로 한 기준금리 인상 중단을 저울질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리인상 중단 나아가 인하로의 정책 변화가 가져올 나비효과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중국발 경기침체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장기침체 시나리오(L자형, 상저하저)에 시의적절한 통화관리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가 긴축 막바지에 다다른 국내외 정책당국, 시장, 업계의 분위기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① 2년여 물가와의 전쟁, 고금리와 ‘헤어질 결심’ 기로에 선 미국
② 부채 역습에 경기침체 그늘, 한은 금리 선택지 줄어든다
③ 이자잔치 사실상 끝났다, NIM 하락 대응책 골몰하는 시중은행
④ 고금리에 숨죽였던 여전사, 연체율 관리 자금조달 숨통 기대
⑤ 채권 투자 절호의 찬스, 금투업계 채권ETF 준비 분주
⑥ 누그러지는 미 금리인상 시그널, 가상화폐 기대감 커진다
⑦ 머니무브 기대감 커지는 증시, 투자지형 변화 시기 촉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