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단체관광객(유커)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화장품, 면세점, 카지노 등 중국향 소비재 상장사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2분기 어닝시즌 이후 펀더멘털 모멘텀 부재에 노출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심리를 호전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워도 다시 한번’ 중국발 모멘텀 들썩, 화장품·면세·카지노주 반등 이어질까

▲ 10일 LG생활건강 주가는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힘입어 10%대 급등세를 기록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생활건강(13.31%), 코스맥스(19.04%), 아모레퍼시픽(7.76%), 한국콜마(7.03%) 등 국내 대표 화장품주 주가가 일제히 크게 상승했다. 

화장품 중소형주의 경우 상승폭이 더욱 가팔랐다. 뷰티스킨, 제이준코스메틱, 토니모리, 잇츠한불, 코리아나, 한국화장품, 마녀공장 주가가 일제히 상한가까지 올랐으며 이 밖의 화장품 주가도 20%대 급등세를 기록했다. 

카지노 관련 종목 주가도 치솟았다. 롯데관광개발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만 3350원에 장을 마감한 것을 비롯해 GKL(20.45%), 파라다이스(18.13%) 등 주가가 두 자릿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호텔신라(17.30%), 현대백화점(15.40%) 등 면세 관련 종목과 하나투어(10.00%), 노랑풍선(17.40%) 등 여행 관련 종목 주가가 오르면서 중국과 관련된 소비재 종목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KRX 업종지수 가운데 KRX 필수소비재(4.59%), KRX 경기소비재(3.97%) 등 소비재 업종 주가가 모든 업종 가운데 가장 크게 상승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주 관련 수급 일부가 중국향 소비재로 이동하면서 카지노와 화장품 중소형주가 20%대 상승했다”며 “최근 쏠림 현상이 다시 나타나면서 호재가 주가에 강하고 빠르게 반영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들 종목은 지난해부터 중국의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흐름에 대한 기대감에 들썩이다, 다시 중국 방역조치 강화에 미끄러지기를 반복해 온 종목들이다.

‘큰손’인 중국 수요가 돌아오면 앞서 한중 관계악화,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부진했던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중국 방역정책과 함께 주가가 오르고 내렸다. 

올해 초에도 중국이 방역조치를 전면 해제하면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 종목으로 묶이며 함께 상승했지만 얼마 안 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섰다. 중국 수출이 늘면서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됐지만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시 5월 ‘리오프닝 효과, 아직은 나홀로 파티 수준’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중국 경기 정상화 궤도는 여전하지만 절대적으로는 2분기 회복 탄력이 예상보다 강하지 않을 수 있다”며 “중국 리오프닝과 경기 정상화 수혜는 오롯이 중국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워도 다시 한번’ 중국발 모멘텀 들썩, 화장품·면세·카지노주 반등 이어질까

▲ 중국에서 한국 패키지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에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은 2018년 10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단체관광객 모습. <연합뉴스>


이에 따라 중국향 소비재주 주가는 올해 증시 반등에도 시장흐름에서 소외된 모습을 보였다. 

올해 초부터 전날인 8월9일까지 LG생활건강(-39.1%), 아모레 퍼시픽(-11.9%) 등 화장품주와 롯데관광개발(-28.9%), GKL(-30.2%) 등 카지노주, 호텔신라(-11.0%), 신세계(-12.3%) 등 면세점 관련주는 일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6.5% 오르며 상승랠리를 펼치는 동안 홀로 웃지 못했다.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던 주가가 이날 들썩인 것은 중국 단체관광 허용소식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중국 문화여유부는 이날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 대한 중국 국민 해외 단체관광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 이후로 6년 5개월 만에 한국행 단체 관광이 재개됐다. 

중국 단체 관광이 허용되면 중국 여행사들이 한국 패키지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한국관광에서 절대적으로 큰 규모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초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 해제 기대가 무산되면서 업계에서는 추석 전후가 변화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규제가 해제됐다”며 “오랫동안 기다렸던 소식이 중국 소비재주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