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텔레콤이 2023년 2분기 이동통신3사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이 정체된 모습을 보여줬다.

가장 큰 이유는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감소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이와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텔레콤 2분기 이익 소폭 후퇴, 유영상 성장 정체 벗어날 무기는 AI

▲ SK텔레콤은 이동전화수익 성장률이 계속해서 둔화되면서 탈통신을 가속화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 SK텔레콤 >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통신사업 외에서도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같은 신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분기 통신3사 가운데 유일하게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등 시장기대치에 다소 못 미치는 실적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

SK텔레콤의 2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3790억 원으로 2022년 2분기보다 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의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각각 34.2%, 17.4%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와 관련해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동전화수익 성장률이 둔화(+0.1%)된 영향이 컸다”며 “5G 가입자는 순증했으나 3~6월 ‘0원 알뜰폰 요금제’ 경쟁이 격화되며 알뜨폰(MVNO) 매출이 일시적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영업이익이 역성장한 것은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감소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의 2분기 ARPU는 2만9920원으로 1분기보다 181원 떨어지며 처음으로 3만 원대 밑으로 내려왔다. 게다가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쟁사인 LG유플러스도 ARPU가 411원 하락했지만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가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며 이를 만회했다. 게다가 LG유플러스의 알뜰폰 가입자가 지난 1년 동안 47.2%나 증가한 점도 ARPU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이동전화 가입자가 올해 1분기 대비 2%, 지난해 2분기 대비 3% 증가하는 데 그쳐 ARPU 하락이 영업이익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KT 2분기 ARPU는 1분기보다 0.5% 증가한 3만3948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인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제외한 수치로 사물인터넷까지 포함하면 ARPU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해 2분기 별도기준 영익이익이 약간 감소한 것은 감가상각비와 계절성 요인이 다소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전체 이동통신 사업 측면에서는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2분기 이익 소폭 후퇴, 유영상 성장 정체 벗어날 무기는 AI

▲ SK텔레콤의 인공지능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 화면. < SK텔레콤 >

통신사의 ARPU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5G 중간요금제 출시와 더불어 사물인터넷(IoT) 회선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은 올해 3월부터 5G 중간요금제를 포함한 일반·청년·시니어 신규 요금제 25종을 연이어 출시했다.

게다가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유도 정책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동통신사업의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월 공시지원금을 기존 15%에서 30%로 상향 조정하고 통신사들의 알뜰폰 의무제공 확대와 같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우선 마케팅비용 절감과 같은 방식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분기도에도 1분기보다 영업비용을 0.9% 줄였다.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신사업에서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유영상 사장은 2023년 신년사에서 “2023년을 AI(인공지능) 컴퍼니로 도약과 전환을 하는 비전 실행의 원년으로 삼자”고 말할 만큼 인공지능에 진심이다.

올해 6월에는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A.)’에 MS(마이트로소프트) ‘애저오픈AI’ 서비스인 챗GPT를 활용한 ‘챗T’를 추가하기도 했다. 또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업계 최초로 챗GPT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에 수익모델을 발굴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영상 사장은 우선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를 일정수준 이상으로 확보한다면 이를 SK텔레콤의 구독, 메타버스 서비스와 연계해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미 SK텔레콤 구독 서비스와 메타버스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지난 수년 동안 투자를 진행한 구독 서비스 T우주는 2분기 3230억 원의 거래액(GMV)를 기록했고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월간활성이용자는 420만 명으로 수익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인공지능 중장기 성장 전략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