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탄소중립을 위한 투자를 흔들림 없이 진행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 업황이 안 좋은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 이익을 거두면서 친환경 투자를 이어갈 바탕을 다지고 있어서다.
 
현대제철 철강 시황 악화 속 실적 선방, 안동일 탈탄소투자 흔들림없이 간다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업황 악화 속에서 선전하면서 올해 제시한 탄소중립 로드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제철>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호황으로 접어든 조선업 덕분에 철강 업황 악화 속에서도 2분기에 양호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철강 전방산업인 국내 조선업계에 수주 물량이 늘어나 조선용 후판 판매량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를 보면 주요 증권사들은 현대제철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8646억 원, 영업이익 3998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22년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 영업이익은 51.37% 줄어든 수치지만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4%, 영업이익은 19.73%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철강 시황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국내 철강 경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중국 철강시장에서 과잉공급 우려가 있던 상황에서도 현대제철은 2분기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철강 유통 재고 수준은 6월 1291만 톤으로 3월보다 277만 톤 줄었지만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에 놓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뿐 아니라 중국 현지 열연 내수 가격도 6월 톤당 534달러로 3개월 이전인 톤당 624달러보다 100달러가량 낮은 수준이다. 

다만 중국 철강 가격이 하반기에는 점차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게다가 조선업이 앞으로 2, 3년은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생산 회복에 따라 하반기 차강판 가격도 오를 가능성도 나온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올해 차강판 판매량이 국내 자동차회사들의 생산량 회복에 따라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차강판 가격이 인상되면서 수익성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제철이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하는 일은 탄소중립을 위한 투자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현대제철의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현재 고로 조업을 전기로로 바꿔야 하는 만큼 설비 투자가 필수적이다.

안 사장은 4월26일 탄소중립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우선 2030년까지 직간접적 탄소 배출량을 12%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안 사장은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신성장 동력 확보와 지속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로 나아가기 위해 현대제철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 철강 시황 악화 속 실적 선방, 안동일 탈탄소투자 흔들림없이 간다

▲ 현대제철이 2023년 4월 발표한 탄소중립 로드맵 관련 이미지.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이르면 2025년에 저탄소제품 생산 체계인 하이큐브 기술을 적용한 신 전기로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고로 조업을 대체할 수 있을 만한 대형 전기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적어도 6천억 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사장은 취임한 이후 줄곧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며 재무건전성을 강화했다.

안 사장은 취임한 첫 해인 2019년 순천 공장 컬러강판 설비를 정리하고 단조사업을 물적분할하는 등 수익성 강화에 지속해서 집중했다.

이런 전략 덕분에 부채비율도 떨어뜨렸다. 현대제철은 2022년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92.3%로 2019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100% 밑으로 내려왔다.

순차입금 규모도 2022년말 기준 7조1330억 원으로 2021년 8조6281억 원에 비교하면 1조5천억 원가량 줄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하반기에도 철강 업황은 불확실성이 높지만 상반기와 같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