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2023년 하반기 메모리반도체에서 고부가제품을 중심으로 반등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실적이 하반기에 큰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실적은 올해 2분기에 바닥을 찍었다는 것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DDR5,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메모리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것으로 보인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6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4분기 영업손실 7400원 이후 14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거뒀는데도 반도체 사업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긍정적 분석이 우세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2분기 DS(반도체)사업부에서 약 4조 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3분기에는 영업손실 규모가 약 2조 원대까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반도체 적자 폭이 크게 줄고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나머지 사업부가 좋아지면서 영업이익이 4조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제품 양산을 본격화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5월 16GB DDR5 양산을 시작했으며 하반기부터 DDR5 물량이 대량으로 풀릴 것으로 보인다. DDR5 가격은 DDR4 대비 30% 정도 높아 하반기 삼성전자의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될 수 있다.
4세대 HBM 제품인 HBM3은 올해 9월부터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HBM3와 DDR5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3사 가운데 가장 빠르게 HBM3을 개발해 양산에 들어갔고 DDR5 초기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가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3사 중 가장 먼저 인텔로부터 서버용 10나노급 4세대(1a) DDR5의 인증을 받았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차세대 메모리에서는 SK하이닉스에 밀리는 면이 있다”며 “이러한 경향성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 삼성전자가 개발한 HBM3(고역폭메모리).< 삼성전자 홈페이지 > |
삼성전자가 최근 비정기 인사 개편을 통해 메모리반도체 개발 책임자를 교체한 것도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해 다시 압도적인 기술우위를 회복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삼성전자는 7월 초 메모리 전략마케팅실에서 근무하던 황상준 부사장이 D램 개발실장으로 이동했다. D램 개발실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주력하는 D램의 차세대 제품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경계현 사장도 고부가제품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 사장은 5일 임직원과 진행한 ‘위톡’에서 “(삼성의) HBM3 제품이 고객사들로부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50% 이상”이라며 “DDR5도 올해 말이면 삼성전자의 D램 평균 시장점유율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D램 시장점유율은 2023년 2분기 기준 43.4%에 이르는데 DDR5에서는 이를 웃돌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는 SK하이닉스가 DDR5 점유율에서 가장 앞서있지만 삼성전자가 양산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면 충분히 역전가능할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HBM에서도 SK하이닉스를 역전하기 위한 무기를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에 성능이 더 개선된 5세대 HBM인 HBM3P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HBM3P의 구체적인 성능은 아직 밝혀진 것이 없지만 3세대에서 4세대로 변경될 때보다도 성능향상폭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는 D램 중심의 메모리반도체 가격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대응으로 HBM, DDR5와 같은 고부가 제품 비중 증가가 재차 예상된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