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리서치 "삼성, LG와 BOE보다 8.6세대 올레드 양산 1~2년 빨라"

▲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5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올레드&마이크로 디스플레이(OLED& Micro Display)' 세미나에서 IT 올레드 산업 동향과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유비리서치>

[비즈니스포스트] 삼성디스플레이가 8.6세대 IT용 올레드(OLED) 양산에 있어서 LG디스플레이보다는 1년, 중국 BOE보다는 2년 정도 앞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5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OLED & Micro Display' 세미나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하락하는 스마트폰용 올레드를 보완하기 위해 태블릿 PC와 노트북용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와 BOE도 8.6세대 올레드 라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4월4일 충청남도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제2캠퍼스에서 열린 투자협약식에서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올레드 생산에 2026년까지 모두 4조1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로 IT용 올레드의 유리 기판을 6세대급(1.5m×1.8m)에서 8.6세대급(2.25m×2.6m)으로 대폭 확대하게 된다. 디스플레이는 원장(마더글라스) 면적이 확대될수록 패널 생산량이 증가한다.

기존 6세대급 설비에서는 14.3인치 태블릿 패널을 1년에 약 450만 매 생산할 수 있었다면 8.6세대 설비로는 연 1천만 매까지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6년부터 증설된 공장에서 IT 올레드를 연간 1천만 대씩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IT용 올레드 시장은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이었던 테블릿 PC와 노트북, 모니터 시장도 스마트폰과 TV처럼 올레드가 탑재된 IT제품 수요가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빠른 응답 속도가 필요한 게이밍과 우수한 명암비가 요구되는 동영상이 증가하면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LCD는 올레드로 점차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은 중국 세트 업체들의 저가 제품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 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IT제품에 올레드 탑재율을 높일 공산이 크다.

이충훈 대표는 “글로벌 중대형(IT용) 올레드 출하량이 2023년에는 올해보다 54.6% 늘어난 3510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선제적으로 8.6세대 올레드 라인 투자를 시작했지만 LG디스플레이와 BOE는 아직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LG디스플레이는 LCD 라인의 올레드 전환이 늦어져 최근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면서 신규 라인 투자 자금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이 대표는 “LG디스플레이가 선익시스템에 증착기 발주를 낼 것을 예상되나 투자 시점은 아직 미정”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보다는 1년 정도 늦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BOE는 고객 확보가 불확실한 점이 신규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BOE는 6세대 스마트폰용 올레드 공장 3곳을 건설했지만 가동률은 1개 공장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로부터 원하는 만큼의 물량을 공급하지 못한 탓인데 이 때문에 발생한 과잉 투자에 대해 베이징시의 불만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BOE의 8.6세대 올레드 라인 투자는 최소한 2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며 “돈보다는 고객 확보가 불확실하기 때문인데 이런 측면에서는 확실한 고객사가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