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통군 대규모 할인행사 롯키데이 승부수, 김상현 신세계그룹에 맞불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성과를 보지 못했던 '롯키데이'로 다시 한 번 승부수를 띄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규모 할인행사 ‘롯키데이’를 다시 들고 나온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롯데그룹 유통군 소속 8개 계열사를 한 데 묶은 할인행사 롯키데이를 처음 선보였지만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는 바람에 결실을 보지 못했다.
 
반 년 만에 다시 꺼내드는 이번 행사로 신세계그룹의 할인행사 ‘쓱세일’이나 ‘랜더스데이’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31일 롯데그룹 유통군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4월13일부터 26일까지 2주 동안 여러 계열사의 역량을 한 데 모아 대규모로 할인해 판매하는 롯키데이 행사를 연다.

롯데그룹이 이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부가 29일 발표한 내수활성화 대책을 통해 알려졌다.

현재 롯데그룹 유통군은 이와 관련해 각 계열사의 혜택 정보를 종합하고 있다. 조만간 이와 관련해 대대적 홍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유통군 소속 몇 개 계열사가 롯키데이에 참여할지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10월 첫 행사를 기획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계열사 8곳 정도가 참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롯키데이 당시에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온, 코리아세븐,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롯데멤버스 등이 주축 계열사로 참여했다.

올해 롯키데이 행사는 김상현 부회장에게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어 보인다.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들이 역량을 한 데 모아 주도적으로 통합 마케팅에 나선 사례는 이전에 없었다. 김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롯데그룹 역사상 최초로 롯키데이 행사를 만든 것을 놓고 사실상 롯데그룹을 대한민국 대표 쇼핑채널로 만들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행사 이름을 롯데와 행운을 뜻하는 럭키를 합쳐 ‘롯키데이’로 만든 것은 이런 의지의 표현으로 읽히기도 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이 던진 승부수는 예상치 못한 사태 탓에 조용히 묻혔다. 지난해 10월 말 서울 이태원에서 150여 명의 사람들이 압사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롯데그룹뿐 아니라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모든 유통업계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사회적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오랜 기간 준비했던 대규모 할인행사 계획을 모두 취소했다.

공들여 준비했던 행사를 부득이하게 취소했던 만큼 올해는 반드시 성과를 내보겠다는 의지가 더 강할 것으로 여겨진다.

김 부회장이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롯데그룹 유통 채널의 영향력 회복을 위해 중요한 과제로 꼽고 있는 만큼 올해 첫 행사에서 고객들의 호응을 얼마나 이끌어내느냐는 관심거리일 수밖에 없다.

롯키데이가 사실상 신세계그룹의 대규모 할인행사에 맞불을 놓는 행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부터 하반기마다 쓱세일이라는 대형 할인행사를 연중 행사화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2021년부터는 프로야구 개막식에 맞춰 신세계그룹 산하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의 이름을 딴 ‘랜더스데이’라는 행사도 만들었다.

사실상 신세계그룹은 산하 계열사들의 역량을 총동원한 대규모 프로모션을 상반기 ‘랜더스데이’, 하반기 ‘쓱세일’로 두 차례나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신세계그룹과 달리 그룹 역량을 집결한 대규모 프로모션이 없었다. 유통업계의 맏형으로 평가받는 입장에서는 아쉬움울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부회장으로서는 이번 롯키데이가 대한민국 대표 할인행사를 놓고 신세계그룹과 경쟁해 롯데그룹이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느냐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유통군 관계자는 롯키데이 행사 내용과 관련해 "아직 각 계열사로부터 혜택 내용 등을 종합하고 있어 아직 외부로 공유할 수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