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컴투스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투자가 경영권 분쟁 덕분에 재무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컴투스는 시세차익을 거둠으로써 지난해 기록한 적자를 만회하고 새로운 사업을 위한 투자재원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 SM엔터 투자로 '절반의 성공', 시세차익 얻고 사업 시너지는 의문

▲ 컴투스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 매각으로 수백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반면 사업 시너지 기회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게임업계에서는 컴투스의 SM엔터테인먼트 투자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시선이 나온다.

반년 사이에 수백억 원의 차익을 남겼지만 지분투자의 또다른 목적인 사업적 시너지 창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컴투스는 24일 공시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99만1902주 전량을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청약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3월7일부터 24일까지 SM엔터테인먼트 주식 833만3641주를 15만 원에 공개매수했다. 결제일은 28일이다.

컴투스가 공개매수로 보유지분 전체를 매도하는 데 성공했다면 시세차익만 약 800억 원 가까이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공개매수 종료 결과 2.27대1의 최종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집계되면서 컴투스는 약 43만7820주를 팔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상 시세차익은 800억 원에서 300억 원가량으로 줄어드는 대신 SM엔터테인먼트 주식 55만여 주를 계속 보유하게 된다.

컴투스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컴투스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7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컴투스그룹 주력 계열사인 컴투스가 적자를 내자 지주회사인 컴투스홀딩스 역시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그리고 컴투스는 당기순이익 부문에서도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를 내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외부의 자원에 의존하지 않고 차입금 상환이나 영업능력 유지, 배당금 지급, 신규투자 등을 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주요 지표다.

컴투스는 지난해 영업손실을 낸 것은 신규 게임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콘텐츠 제작사의 제작활동 확대로 외주 용역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컴투스는 올해에도 메타버스 사업 ‘컴투버스’와 신작 출시, 30여 편의 드라마 제작 등 투자가 필요한 곳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300억 원가량의 수익은 컴투스의 재무구조에 ‘단비’가 될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 손에 넘어가면서 컴투스로서는 사업기회를 크게 기대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컴투스가 지난해 10월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취득할 때만해도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의 지분 매각 이슈는 수면 아래로 들어간 상태였고 컴투스는 수많은 글로벌 팬을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사업적 시너지 창출을 기대했다.

그러나 올해 2월부터 카카오와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놓고 경쟁을 펼쳤고 경영권 싸움은 카카오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넵튠 등은 미디어콘텐츠와 게임, 메타버스 사업을 펼치고 있어 컴투스의 핵심사업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결국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은 모기업이 된 카카오 및 그 계열사들과 협력을 이어나갈 공산이 커 보인다.

카카오와 하이브가 주주총회 표대결까지 벌이며 경영권 분쟁이 극심해졌다면 컴투스가 캐스팅 보터로 활약하며 사업협력을 얻어낼 가능성도 있었지만 그 전에 카카오가 경영권 확보에 성공하며 컴투스가 파고들 틈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컴투스는 아직 남은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이 있는 만큼 사업협력 의지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컴투스 관계자는 “카카오 공개매수에 참여해 투자목적의 하나인 재무적 성과를 확보할 계획이다”며 “여전히 SM엔터테인먼트와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파트너라 생각하며 여러 사업 분야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