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의 '밀월 관계'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가 담당하던 팬플랫폼 '버블'의 운영에 JYP엔터테인먼트도 참여하기로 했는데 앞으로 '플랫폼 협력'을 명분으로 SM 인수전에서 물러난 하이브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JYP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정욱 대표이사가 디어유의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3월 말 합류한다.
디어유는 팬플랫폼 '버블'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SM엔터테인먼트의 100% 자회사 SM스튜디오스가 지분 31.9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JYP엔터테인먼트는 18.53%의 지분으로 2대주주에 올라 있다.
디어유는 최근 엔씨소프트가 운영해오던 팬플랫폼 '유니버스'를 인수했다.
이에 버블은 유니버스에서 활동하던 아이돌 그룹 아이브, (여자)아이들, 몬스타엑스 등을 입점시키며 영향력을 확대했고 현재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컴퍼니가 운영하는 '위버스'와 함께 팬플랫폼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그동안 디어유의 운영은 SM엔터테인먼트가 주로 담당해왔다.
디어유의 대표이사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2021년까지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역임했던 안종오 대표가 맡고 있고 장재호 현 SM엔터테인먼트 CSO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디어유 대주주인 SM스튜디오스의 김영민 대표이사는 디어유에서 미등기이사로 해외영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김지원 SM엔터테인먼트 마케팅센터장은 이번에 새로 이사회에 합류한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6월 SM스튜디오스로부터 디어유 지분을 매입하며 팬플랫폼 사업에서 협력을 이어왔지만 운영은 전적으로 SM엔터테인먼트에 맡겨 왔는데 이번에 정욱 대표이사의 디어유 이사회 참여로 2년 만에 직접 개입에 나선 것이다.
정욱 대표는 2003년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를 만난 뒤 2007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정 대표가 직접 디어유 이사로 합류하는 것은 그만큼 팬플랫폼을 주력 사업 가운데 하나로 삼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이수만 창업자의 지분을 사들이며 'SM 인수'를 시도하다 중단을 선언한 하이브 입장에서는 향후 카카오-SM엔터테인먼트와의 협력을 준비하고 있는데 앞으로 플랫폼 관련 협업을 위해서는 JYP엔터테인먼트까지 설득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중단하는 과정에서 카카오와 플랫폼 관련 협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15일 관훈포럼에 참석해 "(카카오와 플랫폼 사업 협력은) 아직 말씀드릴 수 없는 단계다"며 "빠르게 실질적 협력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방 의장이 언급한 협력이 팬플랫폼 사업을 의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위버스와 버블의 상황을 고려하면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버블은 아티스트와 팬이 서로 1대1 대화를 하는 것처럼 이어주는 소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아티스트 1명당 4500원의 월 구독료를 내면 해당 아티스트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반면 위버스는 무료로 운영되는 대신 팬과 아티스트 사이 별도 대화창구가 없다. 위버스는 위버스샵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유료 멤버십 가입자들을 위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해 수익을 올린다.
이처럼 버블은 월정액제와 1대1 소통을 앞세워, 위버스는 무료 이용과 상품 및 유료 콘텐츠 판매로 서로 다르게 운영돼왔기 때문에 당초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가 위버스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하이브와 협업을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하이브 전략에 변화가 감지됐다.
하이브는 지난해 걸그룹 뉴진스 전용 플랫폼인 '포닝'을 유료 구독 서비스로 출시했다. 게다가 기존 위버스에도 올해 3분기부터 새로운 멤버십 구독 서비스를 도입해 유료 구독 이용자를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이는 위버스컴퍼니의 흑자전환을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위버스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840만 명으로 팬플랫폼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연간 영업손실 25억 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위버스가 버블같이 유료 구독 서비스로 전환되면 카카오 입장에서는 버블에 있는 아티스트를 위버스에 선뜻 입점하는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
위버스에는 공연 실황 중계나 굿즈 판매, 아티스트가 남기는 게시글 등 버블보다 더 다양한 서비스가 있는데 2곳 모두 월 구독료를 내는 것이 부담되는 이용자들이 버블을 떠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이브는 카카오, SM엔터테인먼트와만 합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디어유의 2대 주주이자 대표이사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JYP엔터테인먼트도 설득해야 한다.
카카오는 버블의 이용자가 다소 줄어든다 해도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얻기 위한 대가로 감수하고 넘어갈 여지가 있는 반면 경영권 분쟁과 상관이 없는 JYP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유료 구독 서비스인 버블의 이용자 이탈은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손해보는 장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이브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실질적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논의해 나가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임민규 기자
SM엔터테인먼트가 담당하던 팬플랫폼 '버블'의 운영에 JYP엔터테인먼트도 참여하기로 했는데 앞으로 '플랫폼 협력'을 명분으로 SM 인수전에서 물러난 하이브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가 팬플랫폼 '버블'을 운영하는 디어유 이사회를 함께 이끌기로 했다. 위버스에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려는 하이브가 팬플랫폼 사업에서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16일 JYP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정욱 대표이사가 디어유의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3월 말 합류한다.
디어유는 팬플랫폼 '버블'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SM엔터테인먼트의 100% 자회사 SM스튜디오스가 지분 31.9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JYP엔터테인먼트는 18.53%의 지분으로 2대주주에 올라 있다.
디어유는 최근 엔씨소프트가 운영해오던 팬플랫폼 '유니버스'를 인수했다.
이에 버블은 유니버스에서 활동하던 아이돌 그룹 아이브, (여자)아이들, 몬스타엑스 등을 입점시키며 영향력을 확대했고 현재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컴퍼니가 운영하는 '위버스'와 함께 팬플랫폼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그동안 디어유의 운영은 SM엔터테인먼트가 주로 담당해왔다.
디어유의 대표이사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2021년까지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역임했던 안종오 대표가 맡고 있고 장재호 현 SM엔터테인먼트 CSO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디어유 대주주인 SM스튜디오스의 김영민 대표이사는 디어유에서 미등기이사로 해외영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김지원 SM엔터테인먼트 마케팅센터장은 이번에 새로 이사회에 합류한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6월 SM스튜디오스로부터 디어유 지분을 매입하며 팬플랫폼 사업에서 협력을 이어왔지만 운영은 전적으로 SM엔터테인먼트에 맡겨 왔는데 이번에 정욱 대표이사의 디어유 이사회 참여로 2년 만에 직접 개입에 나선 것이다.
정욱 대표는 2003년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를 만난 뒤 2007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정 대표가 직접 디어유 이사로 합류하는 것은 그만큼 팬플랫폼을 주력 사업 가운데 하나로 삼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이수만 창업자의 지분을 사들이며 'SM 인수'를 시도하다 중단을 선언한 하이브 입장에서는 향후 카카오-SM엔터테인먼트와의 협력을 준비하고 있는데 앞으로 플랫폼 관련 협업을 위해서는 JYP엔터테인먼트까지 설득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중단하는 과정에서 카카오와 플랫폼 관련 협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15일 관훈포럼에 참석해 "(카카오와 플랫폼 사업 협력은) 아직 말씀드릴 수 없는 단계다"며 "빠르게 실질적 협력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방 의장이 언급한 협력이 팬플랫폼 사업을 의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위버스와 버블의 상황을 고려하면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버블은 아티스트와 팬이 서로 1대1 대화를 하는 것처럼 이어주는 소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아티스트 1명당 4500원의 월 구독료를 내면 해당 아티스트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반면 위버스는 무료로 운영되는 대신 팬과 아티스트 사이 별도 대화창구가 없다. 위버스는 위버스샵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유료 멤버십 가입자들을 위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해 수익을 올린다.
이처럼 버블은 월정액제와 1대1 소통을 앞세워, 위버스는 무료 이용과 상품 및 유료 콘텐츠 판매로 서로 다르게 운영돼왔기 때문에 당초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가 위버스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하이브와 협업을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하이브 전략에 변화가 감지됐다.
하이브는 지난해 걸그룹 뉴진스 전용 플랫폼인 '포닝'을 유료 구독 서비스로 출시했다. 게다가 기존 위버스에도 올해 3분기부터 새로운 멤버십 구독 서비스를 도입해 유료 구독 이용자를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이는 위버스컴퍼니의 흑자전환을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위버스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840만 명으로 팬플랫폼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연간 영업손실 25억 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위버스가 버블같이 유료 구독 서비스로 전환되면 카카오 입장에서는 버블에 있는 아티스트를 위버스에 선뜻 입점하는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
위버스에는 공연 실황 중계나 굿즈 판매, 아티스트가 남기는 게시글 등 버블보다 더 다양한 서비스가 있는데 2곳 모두 월 구독료를 내는 것이 부담되는 이용자들이 버블을 떠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이브는 카카오, SM엔터테인먼트와만 합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디어유의 2대 주주이자 대표이사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JYP엔터테인먼트도 설득해야 한다.
카카오는 버블의 이용자가 다소 줄어든다 해도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얻기 위한 대가로 감수하고 넘어갈 여지가 있는 반면 경영권 분쟁과 상관이 없는 JYP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유료 구독 서비스인 버블의 이용자 이탈은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손해보는 장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이브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실질적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논의해 나가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