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문제 국경 없다, 미중 과학자들 '갈등' 대신 '협력' 목소리

▲ 미국과 중국은 한때 기후변화 문제를 두고 활발히 대화를 나눴으나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 양국 과학자들이 협력을 촉구하고 나선 목소리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사진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차이나타운 인근 가로등에서 미국과 중국 국기가 함께 휘날리는 모습. < REUTERS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 문제를 풀어내려면 미국과 중국이 국경을 넘어 힘을 합쳐야 한다.”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고 중국에서 연구활동을 하는 쩡젠중 교수의 말이다.

미국과 중국이 예전처럼 과학부문에서 협력해야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홍콩 유력매체가 묶어서 보도했다. 

9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과 중국이 과거와 같이 협력해야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미중 과학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의 최대 과학연구 파트너가 미국이었다는 점을 데이터를 통해 설명했다. 

과학전문 글로벌 출판사 엘스비어가 가진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공동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전 세계 학술 출판물의 약 20%를 각각 생산해냈다. 

두 국가가 전 세계 과학지식의 절반 가까운 규모를 만들어 냈던 것이다. 

공동연구에는 기후변화 분야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확인했다. 

특히 기후변화 연구에는 미중 갈등관계에 따른 간섭이 없었다는 점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쩡젠중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강조했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공부하고 중국 남방과학기술대학에 몸담고 있는 쩡젠중 교수는 “중국 대학에서 미국과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신청할 때 일부 간섭이 있었다”며 “하지만 글로벌 환경문제를 연구하는 프로젝트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환경분야에서 만큼은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관계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 워싱턴대학교 우주과학 연구소장 브래들리 졸리프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과 협력을 기대하는 미국 과학계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그는 “중국 국적을 포함해 모든 과학자들은 자연 현상을 더 잘 이해하려는 열정을 가진 점에서 비슷하다”며 “과학 분야 협력은 국제 외교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갈등관계에 놓인 두 국가가 과학 분야에서 손을 맞잡은 사례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냉전(Cold War)시대 미국과 소련의 협력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엘스비어의 부사장 앤더스 칼슨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1975년 미국과 소련은 아폴로와 소유주 우주선 도킹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다”며 “과학 외교는 (기후변화 문제 해결과 같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