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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TSMC 주식 판 이유, '단짝' 찰리 멍거 발언 보면 안다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3-02-20 11: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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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대만 반도체기업 TSMC 주식을 1분기 만에 대거 처분한 이유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버핏 회장은 TSMC 주식을 매각한 이유를 직접 밝히지 않았지만 그의 단짝인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의 최근 발언을 통해 매각 이유를 추정해볼 수 있다.
 
워런 버핏이 TSMC 주식 판 이유, '단짝' 찰리 멍거 발언 보면 안다
▲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왼쪽)이 TSMC 주식을 왜 팔았을까? 동업자 찰리 멍거 부회장 발언을 통해 추정해 볼 수 있다. <버크셔해서웨이>

19일 미국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하던 TSMC 주식의 86%를 2022년 4분기에 매각하면서 올해 초 TSMC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확보 기회를 놓쳤다.

TSMC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22% 상승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TSMC 주식을 평균 약 68.5달러에 매입해 약 74.5달러에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TSMC의 17일 종가 기준 90.1달러다.

가치주에 대한 장기투자로 정평이 난 버크셔해서웨이가 매입 뒤 단 1개 분기 만에 주식을 처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 그 이유를 찰리 멍거 부회장의 최근 발언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멍거 부회장은 2월15일 데일리 저널 연례회의에서 “반도체 산업은 매우 독특한 산업이다. 반도체산업에서는 번 돈을 모두 가져가야 하며 새로운 세대의 칩이 나올 때마다 이전에 번 돈을 모두 쏟아 붓는다”라며 “게임에 머물고 싶다면 모든 것을 강제로 투자해야 하는데 나는 그런 사업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즉 제품을 팔아 벌어들인 돈의 상당부분을 재투자해야 하는 반도체기업은 투자대상으로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TSMC는 2022년 758억8100만 달러(약 98조 원)의 매출을 냈는데 이 가운데 거의 절반인 362억5600만 달러(약 47조 원)를 설비투자(CAPEX)에 사용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2022년 설비투자에만 약 53조1천억 원을 사용했고 2023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설비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버크셔해서웨이 포트폴리오의 1등(비중 약 40%)을 차지하는 애플은 매출 대비 설비투자 규모가 크지 않다. 브랜드 측면에서 독보적 입지로 바탕으로 돈을 버는 기업이어서 가치주로서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애플은 2022년 매출 3943억2800만 달러(약 511조 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이 가운데 107억800만 달러(약 13조 원)만을 설비투자에 사용했다. 매출 대비 설비투자 금액이 약 2.5%에 불과한 셈이다.

애플이 이처럼 설비에 많이 투자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은 대부분의 제품에 필요한 부품을 모두 하청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제품 조립도 폭스콘과 같은 협력업체를 통해 진행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대규모 설비투자 대신 남은 현금을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

애플이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1년 동안 소각한 자사주 규모는 5820억 달러(약 731조 원)에 이른다. 이는 삼성전자(20일 기준 시가총액 373조 원)와 같은 기업 2개를 살 수 있는 수준이다. 
 
워런 버핏이 TSMC 주식 판 이유, '단짝' 찰리 멍거 발언 보면 안다
▲ 버크셔해서웨이는 2022년 4분기 보유하던 TSMC 주식의 86%를 매각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TSMC를 매도한 두 번째 이유로는 사업적 경쟁 우위의 불확실성이 꼽힌다.

TSMC는 애플의 유일한 칩 공급업체이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으로 현재까지는 강력한 경쟁우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이 56%에 이르고 영업이익률이 52%에 달한다는 것으로 입증할 수 있다. 제조기업의 영업이익률이 50%를 넘는다는 것은 고객사와 협상에서 TSMC가 가격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들이 TSMC를 따라잡기 위해 막대한 자금 투입하고 있어 향후에도 파운드리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삼성전자는 TSMC보다 먼저 3나노 공정을 상용화하면서 일부 기술 측면에서는 TSMC보다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텔은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는데 과거 7나노 공정을 포기했을 만큼 미세공정 기술력에서는 가장 뒤처져 있다.

하지만 인텔이 미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있다는 점은 기존 파운드리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황친융 대만 IT매체 디지타임스 사장은 “덜 급진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미국이 세계질서를 지배하는 상황에서는 미국 기업이 반도체 디자인 도구, 실리콘 설계자산(IP), 재료 및 장비 공급업체 통합,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정의 차이를 활용해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TSMC와 삼성전자 모두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핏 회장은 애플, 코카콜라 등과 같은 강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경제적 해자(사업적 경쟁우위)’를 갖춘 독점적 기업을 선호하는 만큼 TSMC는 이에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모틀리풀은 “버크셔해서웨이가 반도체 주식을 사지 않은지 50년을 넘었기 때문에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는 반도체 산업 전반을 좋아하지 않거나 주식을 보유하기에 편한 산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여름 TSMC 주가가 급락하면서 버핏의 관심을 끌어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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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y Yoon
앤디   (2023-02-21 20:1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