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글로벌 콘텐츠 제국 건설에 나섰다.
하이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외의 대표적 엔터기업을 과감하게 인수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하이브는 10일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창업자가 보유한 지분 14.8%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인수가격은 주당 12만 원으로 총 인수금액은 4228억1040만 원이다.
이로써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최대 주주로 단숨에 올라섰다.
하이브는 소액주주 지분도 창업자 지분 매입가격과 동일한 가격에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하이브는 계열사로부터 3200억 원의 단기차입 절차를 완료했다.
하이브가 이수만 창업자 지분에 더해 소액주주 지분까지 확보할 경우 SM엔터테인먼트를 사실상 인수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렇게 되면 하이브는 K팝 공룡 기획사로 거듭나게 된다.
하이브는 K팝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및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전날에도 미국의 힙합 레이블 QC미디어홀딩스 지분 100%를 314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미국 애틀랜타에 위치한 QC미디어홀딩스는 힙합 분야에서는 뛰어난 경쟁력을 가진 레이블로 꼽힌다. 릴 베이비, 미고스 등 유명 힙합 아티스트가 소속돼있다.
하이브는 힙합 분야에서의 입지를 강화해 장르 다양성을 확보하고 정상급 아티스트의 아시아 음악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도 마련하기 위해 QC미디어홀딩스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방시혁 의장은 몇 년 전부터 하이브를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힘을 쏟아 왔다. 이를 위해 2020년 하이브로 사명을 바꿨고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방 의장은 하이브에 대해 "현재의 사업을 아우르면서 연결·확장할 수 있는 구조의 상징"이라고 했고 상장 기념식에서 하이브를 "글로벌 기업"으로 평가했다.
방 의장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을 위해 해외 대형 미디어기업의 인수에 나섰다.
하이브는 지난 2021년 미국 거물급 제작자 스쿠터 브라운이 설립한 이타카홀딩스를 미국 법인 빅히트 아메리카를 통해 인수했다. 인수가격은 10억5천만 달러였다.
이타카홀딩스는 레코드 레이블, 퍼블리싱, 영화, TV쇼, 매니지먼트 등을 아우르는 종합 미디어 회사로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소속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방 의장은 “하이브와 이타카홀딩스는 그동안 쌓은 성과와 노하우,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경과 문화의 경계를 넘어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고도의 시너지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하이브는 인공지능 오디오 기술 스타트업도 인수했다.
하이브는 지난 2021년 음성 합성·분리 원천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수퍼톤에 40억 원을 투자했는데 올해 45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56.1%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인수했다.
하이브는 음악산업과 기술의 융합을 현실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수퍼톤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수퍼톤의 인공지능(AI) 오디오기술은 목소리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조합해 무한에 가까운 목소리를 생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