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이브의 보이그룹 투머로우바이투게더(TXT)가 화려하게 컴백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1년 전보다 후퇴한 하이브는 방탄소년단(BTS) 없는 첫해를 나는 데 걸그룹 뉴진스와 더불어 TXT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이브 '엔터 빅4' 중 유일한 역성장, BTS 빈자리 TXT와 뉴진스로 메운다

▲ 하이브가 투머로우바이투게더(TXT)와 뉴진스, 르세라핌 등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실적 방어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이그룹 TXT. <빅히트뮤직>


30일 음원서비스 멜론 차트 '톱100' 순위를 보면 10위권 안에 TXT와 뉴진스, 르세라핌 등 하이브 소속 가수들의 노래가 7곡이나 포진해 있다.

뉴진스가 1월2일 발매한 '디토(Ditto)'와 '오엠쥐(OMG)'가 1·2위, 뉴진스의 데뷔앨범에 수록된 '하이프 보이(Hype boy)'와 '어텐션(Attention)'은 각각 3위와 9위, 르세라핌의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은 7위, 지난 주말에 TXT가 선보인 '슈가 러쉬 라이드(Sugar Rush Ride)'와 '데블 바이 더 윈도우(Devil by the Window)'는 각각 6위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데뷔한 걸그룹 뉴진스, 르세라핌과 달리 TXT는 2019년 3월에 데뷔한 보이그룹이다. 하이브 안에서도 BTS와 함께 빅히트뮤직에 몸담고 있어 ‘BTS 직계 후배’로 불린다.

데뷔 4년 차를 맞은 TXT가 8개월 만에 새로 내놓은 앨범이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뉴진스와 함께 'BTS 없는 하이브'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TXT가 1월27일 발매한 5번째 미니앨범 '이름의 장:템프테이션'은 발매 첫 날 무려 186만8919장이 팔렸다. K팝 그룹의 앨범이 발매 첫 날 180만 장 이상 판매된 것은 그동안 BTS만이 가지고 있던 기록이다.

TXT는 지난해 5월 미니앨범 4집을 발매 첫날 91만 장 팔아치웠는데 연말까지 180만 장을 판매하며 지난해 나온 앨범 판매 순위에서 7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앨범은 첫날 기준으로 지난 앨범보다 2배 이상 팔리면서 TXT가 데뷔 후 처음으로 '더블 밀리언셀러(200만 장 이상 판매)'에 등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22년 한 해 동안 앨범 200만 장 이상 판매기록을 가진 국내 가수는 BTS를 비롯해 5팀뿐이다.

TXT의 올해가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는 음원 순위에서도 나타난다.

TXT의 지난번 앨범은 180만 장 이상 팔렸고 유튜브에서는 이틀 만에 1천만 뷰를 돌파했지만 정작 국내 음원차트에서는 100위권 밖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번 신작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에서 10위권 안에 2곡이나 진입에 성공했고 또 다른 음원사이트인 지니뮤직 차트에서는 31위, 플로 차트에서는 9위에 올라 있다.

아이튠즈 월드와이드 앨범차트에서도 1월29일 기준 1위를 차지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식지 않은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TXT의 선전은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한 하이브가 올해 실적을 선방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하이브는 2022년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262억 원, 영업이익 424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21년 4분기보다 감소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시장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BTS 마지막 단체 활동이 있었던 지난해 2분기 이후 그룹 매출이 지속 감소한 반면 고정비는 높아졌다"며 "10월에는 BTS 무료 콘서트와 &TEAM의 일본 데뷔 관련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경쟁사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4분기 역대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거둔 것이 확실시 되고 있으며 SM엔터테인먼트도 1년 전보다는 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하이브가 뉴진스와 TXT, 르세라핌 등의 활약으로 올해에도 변함없이 국내 엔터업계 1위 사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바라본다.

뉴진스가 올해 초 발매한 앨범 '오엠쥐(OMG)'에 수록된 신곡 '디토'와 '오엠쥐'는 모두 빌보드 메인차트인 '핫100'에 입성했다. 데뷔 6개월 만에 핫100 진입은 K팝 역대 최단기간 기록이다.

'디토'와 '오엠쥐'는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에서도 28일 기준 각각 18위와 24위에 오르며 한 달 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뉴진스의 빌보드 입성 등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증권가에서는 하이브의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바라봤다.

메리츠증권은 당초 하이브가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646억 원, 영업이익 1863억 원, 순이익 1954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에 매출 1조8144억 원, 영업이익 2273억 원, 순이익 2402억 원으로 높여 잡았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