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유럽에서 전기차 배터리 대량생산, 한국 배터리3사에 큰 위협

▲ 중국 CATL이 독일에 신설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CATL이 독일 뮌헨에 설립한 대규모 배터리공장 정식 가동을 예정대로 시작하며 유럽 고객사에 공급할 전기차 배터리 대량생산에 들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의 ‘텃밭’으로 꼽히는 유럽 배터리시장에서 CATL 등 중국 경쟁사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실질적 위협이 커지고 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22일 “CATL이 독일 배터리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하는 데 성공했다”며 “글로벌시장 진출 전략에 중요한 혁신을 이뤄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CATL은 독일공장 배터리 생산라인이 완전히 정상 가동을 시작했다고 이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미 유럽 내 전기차 고객사에게 테스트를 거쳐 공급이 확정된 물량이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CATL은 미국에서 테슬라와 BMW, 포드 등 기업과 유럽 내 배터리 공급을 위한 정식 협력을 맺었고 다른 현지 기업과도 대부분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배터리 가격 경쟁력과 성능, 공급 능력 등에서 충분히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CATL이 독일 배터리공장에 계획하고 있는 투자 금액은 18억 유로(약 2조4500억 원)에 이른다. 연간 배터리 생산 규모는 14GWh로 전기차 약 28만 대에 탑재될 수 있는 분량이다.

당초 계획대로 올해 말부터 CATL의 독일공장 가동이 시작될 수 있을지는 다소 불확실했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 심화로 공장 가동에 충분한 전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 배터리 공급이 시작되는 시기도 예정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유력했다.

하지만 CATL은 결국 차질 없이 전기차 배터리 대량생산을 시작하면서 중국 이외 시장으로 고객사 기반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CATL의 배터리는 단가 측면에서 경쟁사들에 우위를 갖추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으로 규모의 경제효과를 확보한 데다 원재료 수급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CATL의 독일공장 양산 시작은 유럽 전기차시장을 현재 가장 중요하게 두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를 강력하게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 배터리 3사는 일찌감치 헝가리 등 유럽 국가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현지 고객사들의 수요 증가에 맞춰 공급 능력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막강한 경쟁사인 CATL의 진입은 시장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져 고객사에 안정적 물량 공급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CATL은 현재 헝가리에도 유럽 내 최대규모인 100GWh 전기차 배터리공장 투자 계획을 최근 확정했다. 투자 금액은 10조 원이 넘는다.

블룸버그 등 외국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미 유럽 내 제3공장 건설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독일공장의 성공적 양산 시작으로 CATL이 유럽시장 진출 확대에 자신감을 얻게 되면서 투자 확대에 더욱 속도가 붙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배터리 3사가 갈수록 강력해지는 CATL의 투자 공세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CATL 유럽에서 전기차 배터리 대량생산, 한국 배터리3사에 큰 위협

▲ CATL의 전기차 배터리팩 이미지.

CATL은 중국 내수시장의 강력한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해 장기간 글로벌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테슬라와 폴크스바겐 등 해외 자동차기업의 차량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협력 관계를 확보한 성과가 해외 진출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CATL은 미국 포드와 협력해 북미에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3사가 현재 주력 시장인 유럽과 미래 최대 시장으로 자리잡을 미국에서 모두 CATL과 쉽지 않은 경쟁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 소속 국가들은 탄소중립 달성을 중요한 중장기 목표로 내걸고 이를 위해 내연기관 차량 비중 축소와 전기차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은 유럽 내 전기차 지원 법안이 구체화되면서 전기차시장 성장에 더욱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유력하다.

CATL이 이런 정책 변화에 맞춰 현지 배터리 생산공장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한다면 힌국 경쟁사들을 넘고 배터리 수요 급증에 따른 수혜를 대부분 차지하게 될 수도 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CATL은 “독일 배터리공장 가동은 CATL이 업계에서 신뢰할 만한 파트너라는 점을 증명한 것”이라며 “유럽 내 고객사의 전기차 출시를 지원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