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그린수소 등 글로벌 친환경에너지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삼성물산은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우크라이나 청정연료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민간기업들 사이에 이름을 올리면서 중동에 이어 유럽 수소시장 진출의 토대를 다지고 있다.
 
삼성물산 ‘우크라 수소 프로젝트’ 참여, 오세철 글로벌 친환경 보폭 확대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우크라이나 청정연료 시범사업에 참여해 글로벌 친환경에너지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14일 건설업계 말을 종합하면 삼성물산은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되는 청정연료 시범 프로젝트에 참가의향서를 전달했다. 이는 소형모듈원전(SMR)과 첨단 전기분해기술 등을 활용해 깨끗한 수소와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프로젝트이다.

특히 이번 참가 신청은 삼성물산이 지분투자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미국 기업 뉴스케일파워 제안을 받아 이뤄졌다.  

삼성물산은 이미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에서 앞서 13일(현지시각) 공개한 프로젝트 관련 보도자료에도 민간 참여기업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미국 정부가 투자하고 보증하는 글로벌 사업에 일원으로 참여하게 된 것은 의미가 있다”며 “물을 전기분해해 청정수소,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방식도 아직 세계적으로 실증연구 단계까지 진행된 게 없는 만큼 이 분야의 본격적 연구에 역할을 한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청정연료 시범 프로젝트는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와 헤르만 갈루셴코 우크라이나 에너지장관이 이집트에서 열리고 있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PO27)에서 발표하면서 공식화됐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직접 지원 아래 글로벌 수소분야 기업들이 참여해 물을 전기분해해 그린수소와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기술을 실증하는 사업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안보 위기에 직면해있는 국가다. 

또 우크라이나 지역은 유럽의 대표적 곡창지대로 친환경기술로 생산하는 암모니아를 비료로 활용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에도 적합하다. 

실제 미국 국무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두고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안보, 세계적 기후문제에 대응한 탈탄소화를 목표로 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비료의 원료인 암모니아를 생산해 식량 안보 문제도 개선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삼성물산은 이 프로젝트 참여기업 명단에 이름이 오른 것 자체로 글로벌 수소에너지시장에서 선두 입지를 마련하는 데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아직 세계에서 생산되는 수소의 약 96%는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고온, 고압의 수증기로 분해할 때 생산되는 수소다. 이 수소는 그레이수소로 분류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실증하는 그린수소 생산은 아직 기술개발이 한창인 단계로 시장 선점경쟁도 이제 시작되는 단계이다.

그린수소는 수전해기술 등을 통해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수소를 말한다. 궁극적 친환경 수소로 평가된다.

오 사장은 2021년부터 그린수소분야 국내외 선두기업들과 협업관계를 강화하고 사업기반이 탄탄한 중동 등에서 사업을 구체화해왔다.

삼성물산은 2021년 11월 포스코와 청정수소사업에 있어 포괄적 협력을 진행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오 사장은 포스코와 협업한다는 사실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수소분야 사업자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수소 생산부터 저장, 공급에 이르기까지 그린수소사업 가치사슬(밸류체인)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2021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MISA)와 사우디 정부가 '비전2030' 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그린에너지분야 협업 강화를 위한 협약도 맺었다.

삼성물산은 이를 통해 대규모 그린에너지사업을 선도하는 사우디 현지기관 및 기업과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이 올해 3분기 실적발표 뒤 발표한 IR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수소분야 실증사업 및 수전해 전문기업과 협업 등을 통한 기술역량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청정연료 시범사업은 삼성물산이 중동에 더해 유럽 수소시장으로 친환경에너지사업을 넓혀가는 교두보가 돼줄 수도 있다.

유럽은 각국 정부의 적극적 탄소중립 정책으로 수소산업에 관한 투자가 활발한 지역으로 꼽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유럽지역본부가 시장조사기관 맥킨지앤컴퍼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유럽의 그린수소 시장 규모는 아시아태평양지역(1억2700만 유로)과 북미(5천만 유로)를 넘어 2억5500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가후중립 목표를 위한 수소전략’에서 2030년까지 최소 40GW 규모의 수전해 설비를 설치하고 최대 1천만 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제재에 관한 보복으로 천연가스공급을 중단하면서 에너지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는 만큼 수소경제로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삼성물산은 우크라이나 청정연료 시범사업을 통해 수소와 함께 친환경신사업의 큰 축인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을 구체화할 기회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청정연료 시범사업은 초기 단계에서 기존 보일러 등을 통한 열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한다. 하지만 프로젝트에는 궁극적으로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열에너지를 소형모듈원전(SMR)을 통해 공급하겠다는 구상이 담겨져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번 우크라이나 프로젝트가 소형모듈원전에서 청정수소 등 친환경연료를 상업적 규모로 생산하는 최초의 시범사업 수행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프로젝트 자체가 소형모듈원전 기술의 책임 있는 사용을 위한 미국 기반시설(FIRST) 프로그램에서 시작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우크라이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미국 소형모듈원전 기업 뉴스케일파워에 모두 7천만 달러 규모의 지분투자를 진행해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 뉴스케일파워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소형모듈원전 실용화 부문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