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한국을 지목하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한다면 러시아와 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 관계를 파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발다이 클럽 제19차 연차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
푸틴 대통령은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아직 우호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만약 우리가 북한과 협조를 재개한다면 한국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며 “그것을 반길 것인가, 이 점을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가 아닌 방탄 헬멧, 천막, 모포 등 군수물자와 의료 물자,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지만 살상 무기는 지원할 수 없다는 태도를 지켜왔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이와 다른 내용으로 북한까지 언급하면서 경고 수위를 높인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 경제 협력을 강조하며 세계 질서 재편을 주장했다. 중국을 향해 “양국 관계가 전례 없이 개방됐고 효율적”이라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나의 친구”라고 불렀다.
앞서 8월 대만을 방문해 중국의 반발 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두고는 “왜 ‘노부인’이 대만을 방문해 중국을 도발하느냐”며 “미국이 중국과 관계를 망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