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웨이가 말레이시아 지역을 앞세운 해외사업에서 순항하고 있다.

이해선·서장원 코웨이 각자대표이사가 해외사업에서 한번 더 성장을 위해 추진 중인 '제2의 말레이시아' 육성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코웨이 해외사업 순항, 이해선 서장원 '제2의 말레이시아'로 태국 키운다

▲ 코웨이 이해선(왼쪽) 서장원 각자대표가 해외에서 한번 더 성장하기 위해 제2의 말레이시아 육성 전략에 시선이 모인다.  


24일 증권업계에서는 코웨이 태국법인이 해외사업에서 기여도를 점차 끌어올리며 앞으로 주력 해외법인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코웨이의 해외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는 말레이시아다.

코웨이의 올해 2분기 해외지역별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말레이시아 2747억 원, 미국 537억 원, 태국 195억 원, 인도네시아 22억 원, 베트남 15억 원, 중국 5억 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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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태국법인은 2003년 설립됐으나 그동안 금융 인프라가 낙후돼 성장이 더뎠다”며 “최근 금융 인프라의 발달과 판매 인력 강화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코웨이 태국법인은 올해 2분기 매출 195억 원, 영업손실 33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92.8% 늘고 영업손실은 41.1% 줄어든 것이다. 누적 렌털계정수도 지난해보다 39%가 늘어난 11만8천 개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2분기 코웨이의 해외사업 전체 매출 3540억 원의 5.1%, 렌털계정수 288만 개의 4.1%에 해당한다.

조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렌탈 계정이 10만 개를 돌파하면 손익분기점을 기록하지만 코웨이는 태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매출을 더 키우는 데 집중할 계획을 세웠다"고 분석했다.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코웨이는 태국시장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 같은 부진에는 태국의 낙후된 금융 인프라가 한 몫을 했다.

렌털사업에서 금융 인프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렌털사업은 할부로 현금이 유입되기에 수금 및 요금 납부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금융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코웨이가 태국보다 3년 늦게 진출한 말레이시아법인이 승승장구하며 주력 해외법인으로 떠오른 데도 현지의 우수한 금융인프라가 뒷받침이 됐다. 말레이시아는 2000년대 들어 선별적이고 점진적인 금융자유화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안정성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금융인프라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 인프라의 뒷받침을 받지 못한 태국법인은 2014년 96억 원이었던 매출이 2016년 48억 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2016년 코웨이 각자대표로 합류한 이해선 대표는 태국사업의 전략부터 수정했다. 렌털판매보다 일시불판매를 늘리는 동시에 공기청정기의 판매에도 주력했다.

이런 이 대표의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태국법인은 2017년 실적 반등에 성공하고 매출을 지속해서 늘려왔다. 

여기에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를 '아이콘 정수기'의 광고모델로 발탁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쓰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코웨이의 정수기는 지난해 10월 태국의 한 매체로부터 '2021년 최고의 소비자 제품상'을 수상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태국법인의 성장은 코웨이의 해외사업 확대에 탄력이 붙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코웨이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6642억 원을 냈는데 이 가운데 33.2%에 이르는 1조2151억 원을 해외사업을 통해 거둬들였다. 코웨이 전체 매출에서 해외매출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2018년 20.1%에서 2019년 24.8%, 2020년 27.7%로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 대표와 손발을 함께 맞추고 있는 서장원 대표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코웨이 해외사업을 이끌고 있다.  

서 대표는 코웨이의 모기업 넷마블에서 글로벌 투자를 총괄해 온 해외사업의 전문가다.

렌털업계에서는 마케팅 전문가인 이 대표와 재무 전문가인 서 대표의 각자 대표체제가 코웨이 해외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으로 바라본다.

서 대표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환경가전시장을 이끄는 건강한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해외사업 확대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태국은 렌털업계 대표 품목인 정수기의 시장규모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공사는 2019년 발간한 ‘태국 정수기 시장 동향’을 통해 “태국의 수돗물에는 석회가 포함되어 있고 수도관이 노후돼 대체로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테크에스씨아이리서치에 따르면 태국의 정수기 시장은 연 7.0%의 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2027년 약 4억124만 달러(한화 약 5387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코웨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말레이시아의 성공 DNA를 태국에 이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BTS의 모델 기용 효과도 파급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