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기아가 스포티지 LPG 모델을 새로 내놓으면서 고유가 시대에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혀 판매량을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LPG차량 출시에 따른 스포티지 라인업의 다변화로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공급 부족에 따른 대기 물량을 유연하게 해소하는 '1석2조'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기 많은 스포티지 LPG 모델까지, 기아 대기수요 분산효과도 기대

▲ 기아가 스포티지 LPG 모델을 새로 내놓으며 판매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2023 스포티지.


기아는 25일 준중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스포티지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LPi 엔진을 탑재한 LPG모델을 추가했다.

이로써 스포티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솔린과 디젤, LPG, 하이브리드 모델을 모두 갖춘 차종이 됐다.

스포티지 LPi 모델은 스마트스트림 L2.0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출력 146마력(PS), 최대토크 19.5kgf∙m의 성능을 낸다.

기아는 스포티지를 통해 그동안 QM6가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SUV LPG차 시장에도 진출하게 됐다. 지금까지 LPG 모델은 택시를 중심으로 한 법인 수요를 겨냥해 세단모델 위주로 출시됐다.

현재 국내에는 현대차 쏘나타, 그랜저, 아반떼, 기아 K5, K8, 르노코리아 SM6, QM6, 등 7개 차종의 승용 LPG차가 판매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체 개인 자가용 LPG 차량은 1만589대가 팔렸다. 이 가운데 국내 유일의 SUV LPG차인 QM6 LPG 모델은 상반기 7150대가 판매돼 나머지 세단 LPG차 6차종을 합친 3439대보다 2배 넘게 팔렸다.

넓은 공간의 SUV LPG차량을 원하는 일반 소비자의 선택지는 QM6가 유일했던 셈이다.

스포티지는 지난해 7월 완전변경(풀체인지)를 거친 5세대 모델로 국내에서 올 상반기 2만6766대가 팔려 승용차 전체 3위, SUV 2위의 판매실적을 가진 기아의 볼륨 모델이다.

반면 QM6는 2016년 출시된 뒤 두 번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거쳤으나 완전변경은 없었던 1세대 모델로 스포티지가 상품성에 있어 상대적으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아는 스포티지의 LPG 시장 진출로 판매량을 늘리는 동시에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며 LPG차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스포티지 LPG모델 출시를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저렴한 유지비가 강점인 LPG 모델을 베스트 셀링 SUV 스포티지에 추가함으로써 고객 선택의 폭을 한층 더 넓혔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스포티지 LPG 모델 출시를 통해 대기수요를 유연하게 해소하는 데도 도움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LPG차량의 경제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25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및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각각 1951.55원, 2026.58원으로 나타났다. 같은날 LPG 평균가격 1099.43원의 2배 가까운 가격을 보이고 있다.

스포티지 1.6 가솔린 터보 복합연비는 리터당 12.5km,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리터당 16.7km, 2.0LPi는 리터당 9.2km(17인치 타이어 기준)다.

1년에 2만km를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가솔린은 1600L, 하이브리드는 1198L, LPG는 2174L의 연료가 필요하다. 1년 연료값으로 가솔린은 312만 원, 하이브리드는 234만 원, LPG는 239만 원이 각각 들어간다. 

연식변경 스포티지의 기본 차량가격은 가솔린 2474만 원, 하이브리드 3163만 원, LPG 2538만 원이다.

LPG 모델을 구매하면 가솔린모델보다 연료비가 연간 73만 원 적게 든다. 가솔린 모델보다 차량가격이 64만 원 비싸지만 연료비를 절감해 이를 단 10개월이면 만회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LPG모델과 비교해 차량가격이 625만 원 비싸다. 하지만 두 모델 사이에 연간 연료비 차이는 5만 원에 불과해 하이브리드 차량의 비싼 가격을 만회하는 데 12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제성에 있어 LPG차가 가솔린 모델은 물론이고 하이브리드 모델과 비교해 가지는 장점이 뚜렷한 셈이다.

더욱이 이달 스포티지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은 구매계약 후 차를 받으려면 각각 11개월 이상, 18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이에 기존에 스포티지를 계약한 고객 가운데 LPG 모델로 계약을 변경하는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기아는 기존 스포티지 계약 고객 가운데 희망자를 대상으로 LPG 모델로의 계약 변경을 접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는 반도체 등 부품 공급 부족 문제가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고 적체 물량을 해소하는 데 하반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을 세워뒀다.

기아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 들어 차질이 줄어들고 있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과 연계해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며 "가용 재고 및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높은 대기 수요를 빠르게 해소해 판매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기아의 내수 대기물량은 51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스포티지는 국내뿐 아니라 지난달 해외에서도 3만8688대가 팔린 해외 판매 1위 모델이어서 생산이 많이 밀려있는 상태다.

스포티지는 기존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 대기 물량이 많은 만큼 LPG 모델을 통해 수요를 분산하면 대기물량을 빠르게 해소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 관계자는 "스포티지 LPG모델 생산량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며 "시장 상황에 맞춰 생산물량 조정을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