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문일 무신사 대표이사가 '짝퉁판매'로 무너진 무신사의 신뢰 회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비자 신뢰가 추락한 상황을 빠르게 수습해야만 패션플랫폼 1위에 걸맞은 위상을 회복하고 해외사업 진출, 카테고리 확대 등 성장 전략 추진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한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짝퉁 판매로 체면 구긴 무신사, 한문일 무너진 고객 신뢰 회복 안간힘

▲ 한문일 무신사 대표이사.


무신사는 13일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와 업무 협약을 맺고 소비자가 안심하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검수 시스템 전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패션플랫폼업계에서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와 협약을 맺은 것은 무신사가 처음이다. 유통업계 전체로 보면 신세계, 롯데백화점, 현대홈쇼핑, 이랜드리테일 등이 협약을 맺고 있다.

앞으로 무신사는 해외 수입품 중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의 지식재산권 침해 검사를 통과한 상품만 판매하고 디지털검사증명서를 발급해 고객 신뢰도를 높일 계획을 세웠다.

무신사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짝퉁판매로 구겨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여러 방안 가운데 하나다.

앞서 무신사는 5일 브랜드 직매입을 늘리고 다른 유통업체를 거쳐 상품을 공급받을 때에는 신용도 및 평판확인, 수입관련 서류확인, 샘플검수 등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7일에는 무신사의 리셀플랫폼 '솔드아웃'이 4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두 번째 검수센터를 구축하고 검수인력을 확보하는데 나서기로 했다.

무신사의 명품 티셔츠 짝퉁판매 논란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한 대표는 이런 움직임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무신사의 짝퉁판매 논란은 올해 초 무신사와 네이버의 리셀플랫폼 ‘크림’이 명품 브랜드 ‘피어오브갓’의 에센셜 티셔츠를 두고 진품 여부 공방을 벌이며 시작됐다.

무신사의 명품플랫폼 ‘무신사부티크’에서 에센셜 티셔츠를 구매한 고객이 이를 크림에서 재판매하려다가 크림의 검수과정에서 가품 판정을 받았다.

무신사는 피어오브갓의 글로벌 공식 유통사인 '팍선'에 제품감정을 의뢰해 정품이라는 결과를 2월 말에 받았으나 피어오브갓 본사는 정품으로 볼 수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무신사는 사과문과 함께 고객보상조치를 발표했다.

또한 무신사의 리셀플랫폼 솔드아웃에서 구매한 나이키 운동화가 크림의 검수 결과 가품으로 판명됐다는 글이 지난달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다. 글이 올라온지 3일만에 무신사는 가품을 인정하고 300% 보상 조치를 내렸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한 대표가 추진하려는 무신사의 성장 전략에 암초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 대표는 3월 무신사 단독대표 전환 이후 “무신사의 성공을 돕고 국내 브랜드와 디자이너가 패션산업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해 패션 생태계 선순환에 기여하겠다”며 “한국 디자인 브랜드가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무신사의 새 성장 전략으로 해외 진출을 꼽은 것인데 국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모든 계획이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한 대표에게 기회는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가 검수역량 강화로 가품유통을 차단하는 데 성공한다면 국내 1위 패션플랫폼으로서 위상을 다시 회복하고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질 수도 있다.

다른 패션기업들도 소비자의 신뢰도가 곧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가품유통 방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브랜드 직수입 계약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12월부터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에서 디지털보증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명플플랫폼 발란은 한국명품감정원과 제휴를 맺고 고객의 검수요청시 5만 원 상당의 검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트렌비는 검수인력을 기존 40명에서 100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짝퉁논란으로 얽힌 크림은 이미 올해 1월과 2월 서울 당산동과 성수동에 검수를 위한 사무소를 확보하기도 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