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자동차 '3세대 K5' 전면부 렌더링 이미지.
디자인뿐 아니라 여러 첨단 안전·편의사양에서도 대대적 진보가 이뤄진 만큼 다소 높은 가격에도 흥행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시선들이 나온다.
하지만 기아차는 그동안 형제차량이자 경쟁차량인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보다 낮은 가격을 매겨왔는데 이번에도 K5의 가격을 쏘나타보다 높게 책정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기아차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아차는 현재 기존 K5의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 3세대 K5의 사전계약을 11월21일부터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전계약과 함께 언론을 대상으로 프리뷰(미리보기) 행사를 진행한 뒤 11월29일부터 양산에 들어가 12월12일 정식 출시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것으로 파악된다.
사전계약이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아차를 대표하는 중형세단 K5를 향한 소비자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29일 공개된 내외장 렌더링 이미지에 쏟아지는 호평에서 새 K5의 흥행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들이 많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역시 디자인의 기아다’ ‘젊은 감성이 돋보이면서 밸런스도 잘 맞춘 느낌’ ‘디자인만 보자면 쏘나타보다 훨씬 낫다’라는 반응들이 주류를 이룬다.
8세대 쏘나타의 디자인을 놓고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었던 때와 대비된다.
새 K5의 실내 렌더링 이미지를 살펴보면 양문형 콘솔, 하나로 이어진 모양의 계기판과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화면, 다이얼식 변속기 등이 적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랜저나 K7과 같은 준대형 세단에서나 볼법한 고급사양들이 대거 탑재된 만큼 기아차가 하이클래스 이미지를 앞세워 시장에 내놓은 소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셀토스처럼 K5를 다소 높은 가격에 출시해 고급 마케팅에 힘을 쏟을 가능성도 나온다.
첨단 안전·편의사양으로 중무장해 ‘스마트 디바이스’라고 불렀던 현대차의 쏘나타 못잖은 사양을 갖춘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더욱 고급화한 실내디자인을 앞세워 공격적 가격정책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이미 1세대 K5를 2010년 4월 출시한 뒤 디자인과 성능에서 모두 호평받으며 한동안 중형세단의 강자였던 쏘나타의 판매량을 제친 경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차가 걸어왔던 길을 보면 새 K5가 쏘나타의 가격을 뛰어 넘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2020년형 2세대 K5의 가격은 2.0 가솔린 모델 기준으로 트림(세부사양 등에 따라 나뉘는 일종의 등급)별로 △럭셔리 2228만 원 △프레스티지 2498만 원 △노블레스 2705만 원 △인텔리전트 2891만 원이다.
▲ 현대자동차 '8세대 쏘나타'.
세대변경이 이뤄지기 전 동급 엔진의 쏘나타 판매가격을 보면 △스마트 2260만 원 △모던 2730만 원 △익스트림셀렉션 2810만 원 △프리미엄스페셜 2973만 원이다.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트림별로 볼 때 K5의 판매가격이 쏘나타보다 30~80만 원가량 싸다.
사실 이런 흐름은 K5의 첫 등장 이후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1세대 K5의 가격은 2.0 가솔린모델 기준으로 2145만 원에서부터 2725만 원에 책정됐다. 당시 판매되던 2011년형 6세대 쏘나타는 이보다 20만~130만 원 비싼 2162만~2850만 원에 판매됐다.
2015년 출시된 2세대 K5는 당시 판매되던 2016년형 6세대 쏘나타와 비교해 최저트림에서는 가격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상위트림으로 올라갈수록 격차가 85만 원까지 벌어졌다.
동일한 플랫폼에 같은 엔진을 사용하면서도 기아차가 현대차 쏘나타의 눈치를 보며 K5의 가격을 조심스럽게 책정한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바라본다.
기아차로서는 K5의 가격을 쏘나타보다 높게 책정함으로써 현대차의 대표 브랜드인 쏘나타보다 상품성이 우수한 차로 인식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그룹에 속하지만 맏형격인 현대차를 밀어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냐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런 측면들을 고려할 때 3세대 K5의 가격은 8세대 쏘나타보다 조금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기본화 등으로 상품성을 개선한 만큼의 가격 인상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3월 8세대 쏘나타를 출시하며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최소 86만 원 인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