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대규모 현금으로 삼성생명에서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8일 “삼성물산이 대규모 현금으로 기업가치 증대를 이끌 인수합병(M&A)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일 수 있지만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내다봤다.
 
“삼성물산이 보유현금으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입할 수도”

▲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삼성물산은 2018년 들어 비핵심자산의 매각 등으로 대규모 현금을 확보해 현재 약 4조2천억 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말 보유하고 있던 현금성 자산 3조 원에 서울 금천물류센터 매각대금 2300억 원, 서울 서초사옥 매각대금 7500억 원, 삼성전자 배당금 2100억 원 등이 더해진 수치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의 현금 활용방안으로 대규모 인수합병, 바이오 관계사 지분 매수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지분 매입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현금성 자산과 차입여력을 감안하면 삼성물산은 3% 이상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며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배당수익 증가, 삼성생명의 자본적정성 문제 해소,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문제 해결이라는 측면에서 나은 선택지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매입하든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업체의 지분을 인수하든 현금성 자산을 투자하는 일은 무수익 자산을 수익 가능한 자산으로 바꾼다는 점에서 삼성물산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투자의견 ‘매수(BUY)’, 목표주가 17만 원을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은 20조7천억 원으로 보유하고 상장사의 지분 가치(시가 기준) 30조7천억 원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삼성물산 주가는 현금성 자산과 영업가치를 고려할 때 절대적 저평가 구간에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물산은 2분기 기준 삼성전자 4.7%, 삼성생명 19.3%, 삼성SDS 17.1%, 삼성바이오로직스 43.4%, 삼성중공업 0.1% 등의 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 주가는 7일 10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