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배터리분야에서 새 사업의 기회를 찾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핀란드 에너지기업 바르질라와 에너지저장장치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어 미국 배터리 소재 개발 스타트업 아이오닉 머티리얼스에 전략적 투자를 하는 등 배터리분야에서 외부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 전기차배터리에서 새 성장동력 확보 위해 경쟁력 충전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친환경차시장 3위에 오르는 목표를 세웠는데 친환경차의 동력인 배터리분야에서도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분야 신사업은 크게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에너지저장장치 개발과 차세대 배터리 개발 등 두 가지다. 

특히 두 가지 신사업 모두 향후 3~4년 안에 가시적 성과가 날 것으로 보여 머지않아 현대차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현대차는 바르질라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향후 3년 안에 산업용 에너지저장장치 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요 전력저장원인 에너지저장장치 산업은 전기차시장과 동반성장하는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꼽힌다. 

에너지시장 분석회사인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물량은 2016년 0.1GWh에서 2025년 29GWh로 크게 늘어나며 이 가운데 10GWh 가량이 에너지저장장치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화학회사들이 친환경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현대차는 차세대 친환경차용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친환경차 개발을 이끌고 있는 이기상 현대차 환경기술센터장은 2017년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와 인터뷰에서 2020년 이후 차세대 친환경차용 배터리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전고체 배터리가 가장 강력한 (차세대 친환경차용 배터리) 후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18년 3월에 미국 배터리 소재 개발 스타트업 아이오닉 머티리얼스의 펀딩에 두 차례 참여해 약 500억 달러(약 56억 원)를 투자했다. 

아이오닉 머티리얼스는 전고체 배터리 소재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데 현대차는 전략적 투자자로서 아이오닉 머티리얼스와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에서 앞서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남양연구소 배터리선행개발팀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전담하면서 현대차는 이미 시험용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현재 판매 중인 친환경차에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받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차세대 배터리의 자급을 목표로 하고 있어 머지 않아 이 회사의 경쟁상대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요 완성차회사들은 친환경차 기술력과 함께 배터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폭스바겐은 2025년 양산을 목표로 독일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는데 이 공장의 연간 공급물량은 100만 대 수준이다. 또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1위 토요타는 2020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