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서 발주하는 해상유전 개발 관련한 장기계약을 따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아람코와 함께 해상유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현대중공업이 향후 몇 년 동안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하게 될 수도 있다.
 
현대중공업, 아람코 해상유전 개발의 장기계약 확보 위해 사활 걸어

▲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28일 노르웨이 해양산업 전문매체 업스트림에 따르면 아람코가 6월6일 해상유전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한 장기계약 입찰을 마감한다. 

업스트림은 이번 입찰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아랍에미리트의 시추생산설비 제작회사 람프렐, 중국해양석유총공사(COOEC), 글로벌 엔지니어링회사 테크닙FMC 등 8곳이 참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중공업과 람프렐은 이번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과 람프렐은 아람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해운사인 바흐리와 함께 합작 조선소 IMIC(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 company)를 짓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합작 조선소 지분은 아람코 50.1%, 람프렐 20%, 바흐리 19.9%, 현대중공업 10% 등이다.

현대중공업은 IMIC를 발판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주되는 선박에 수주 우선권을 확보하고 조선소 운영에 참여해 여러 부가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람코가 이번에 진행하는 해상유전 개발 장기계약을 확보한다면 그 가능성이 더욱 밝아진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합자 조선소 건설에 투자하고 있을 뿐 아니라 조선사업 관련 기술도 지원해주고 있는 만큼 장기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일감이 바닥을 보이는 상황에서 아람코의 해상유전 개발 장기계약은 안정적으로 많은 일감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업스트림에 따르면 아람코는 앞으로 10년 동안 해상유전 개발 프로젝트 등에 3천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우리 돈으로 322조35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예전에 아람코와 해상유전 개발 장기계약을 맺었던 기존 5곳의 회사들은 지난 2년 동안 60억 달러 규모의 일감을 확보했다. 아람코로부터 회사 한 곳당 평균 12억 달러의 일감을 확보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상선부문 전체에서 47억 달러, 해양부문에서 총 2억6400만 달러의 일감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그 규모가 매우 크다.

현대중공업이 아람코의 해상유전 개발과 관련해 장기계약을 맺게 된다면 업황에 흔들리지 않는 체력을 갖추는 데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업황 악화에 따라 최근 4년 동안 단 한 건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하지 못했고 상선부문 수주도 부진해 몇 년 동안 매출이 계속 줄고 있는데 이런 실적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