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아이코스 출시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는 23일 서울 종로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아이코스 출시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경고그림 삽입 소식을 듣고 상당히 당황했고 실망했다”며 “금연도 중요하지만 당장 담배에 따른 해악을 줄여가는 방안을 찾는 정책이 필요한데 정부의 결정은 선진국들의 정책 방향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담배를 안 피우는 건 어려우니 위해성이라도 줄여야 한다”며 “담배를 불에 태우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명백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소 여부에 따라 유해물질 발생에 명확한 차이가 있는데 현재 예고된 경고그림을 보면 일반담배보다 오히려 더 혐오감을 조장하는 그림도 있다”며 “이번 경고그림 삽입이 흡연자에게 도움은 되지 않고 오히려 일반담배 선택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번 규제에 공식 대응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생각은 하고 있다"며 "아직 논의하는 단계라 지금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대답했다.
이에 앞서 14일 보건복지부는 올해 12월 말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질병과 관련한 그림을 넣기로 했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표기되는 그림과 같은 주사기 그림 1종만 쓰이고 있다. 일반담배에는 폐암이나 뇌졸중 등 질병 관련 그림 5종과 성기능 장애, 간접흡연 등 비질병 관련 그림 5종이 들어간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이날 1시간 동안 진행된 기자간담회 대부분의 시간을 유해성 논란을 해명하는 데 썼다.
정 대표는 아이코스가 건강에 덜 해로운 담배라고 정의할 수 있냐는 질문에 “기업 입장에서 아이코스는 건강에 덜 해로운 담배라고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유해물질이 덜 나온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대답했다.
그는 "유해물질이 줄었다고 질병 발생률이 낮아진다고는 볼 수는 없지만 유해물질이 줄었을 때 신체 흡수량이 많이 줄어드는 것은 확인했다"며 “연소가 일어나지 않는 찐 담배를 피우면 인체가 흡수한 일산화탄소를 금방 배출해 순환기 계통에 부담을 주는 큰 위험요소가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이코스는 금연보조제가 아니라 담배의 대체재”라며 “담배로 건강문제를 염려하는 소비자는 담배를 끊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니콜라스 리켓 한국필립모리스 전무도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중독성이 있으며 임산부의 사용은 좋지 않기 때문에 경고문구를 넣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면서 “그러나 경고그림은 오해의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니콜라스 전무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경고그림은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데 보건복지부가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타르 함량의 근거로 내세운 베른대의 연구는 중대한 문제가 있다”며 “특히 식약처의 결과를 기다리는 시점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고그림 삽입을 확정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의 유해성분이 일반담배보다 더 많이 검출됐다는 스위스 베른대학의 연구결과를 놓고 공인된 기준을 사용하지 않았고 검증되지 않은 실험기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니콜라스 전무는 “현재 공개된 경고그림은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들을 혼란스럽게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기존 흡연자들을 더 해로운 일반담배에 머무르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현재 아이코스가 출시된 OECD 국가 가운데 경고그림을 적용한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현재 아이코스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36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경고그림이 삽입된 국가는 우리나라와 콜롬비아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