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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조현민 사과와 눈물, 대한항공 직원의 복면시위

박경훈 기자 khpark@businesspost.co.kr 2018-05-02 15: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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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물컵' 갑횡포 논란 관련해 폭행 또는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기 직전 이 말을 무려 6번이나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변호사 2명을 대동한 채 철저히 '준비된' 사과를 내놓은 것인데 조사실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며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210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현민</a> 사과와 눈물, 대한항공 직원의 복면시위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뉴시스>

2일 조 전 전무는 15시간의 조사를 받고 새벽에 풀려나왔다. 지쳐보이긴 했지만 들어갈 때의 긴장된 모습과 달리 한결 여유를 되찾은 듯 했다. 

조 전 전무가 진심으로 뉘우쳐 사과를 했는지를 확인할 길은 현재로서 없다. 

하지만 조 전 전무의 사과 태도나 대응을 놓고 미뤄보면 진정성은커녕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과연 느끼고 있는지 의구심을 더욱 키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취재진의 여러 질문에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는 한 가지 말만 반복했다.

법조인 등 조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문장만 반복해서 말한 것이란 인상을 지울 길이 없어 사과에서 진심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 전 전무는 앞서 갑횡포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반성하는 듯한 글을 올리기에 앞서 임상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부터 선임했다.

돈이 많은 재벌가 3세의 일탈에 말그대로 '전형적' 대응을 했던 셈이다. 

조 전 전무는 그의 행동을 놓고 진술하는 데도 일관성을 보이지 않고 있어 임시대응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애초 대한항공 홍보팀을 통해 “바닥을 향해 물컵을 던졌는데 물컵 물이 광고대행사 팀장에 튀었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논란이 확산하자 베트남에서 급히 돌아와 기자들에 “물을 뿌리진 않고 밀치기만 했다”고 해명했다. 1일 경찰조사를 마치고 나와 기자들에 “사람 쪽에 던진 적 없다”고 말했다.

조 전 전무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폭행이나 업무방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며 유리컵을 사람이 없는 벽을 향해 던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말과 태도는 언니인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의 항공기 회항 사건 당시와 너무도 닮아 있다.

항공업계에서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갑횡포 등 논란이 터져 나왔을 때 대응하는 일종의 매뉴얼 같은 걸 만들어 놓 것 아니냐는말이 나올 정도로 조 전 전무의 사과 모습은 조 전 사장의 모습과 비슷했다.

조 전 사장은 2014년 12월 말 항공기 회항사건을 일으켜 국토교통부 조사를 받기 위해 항공안전감독관실로 가는 과정에서 기자들 질문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조 전 사장은 한진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지 약 3년 만에, 상고심에서 집행유예가 확정된 뒤 약 3개월 만에 버젓이 한진그룹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조 전 전무도 같은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대한항공 직원들은 바라보고 있다.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은 조현민 전 전무의 경찰출석 현장에 모습을 비추고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이 일어난 뒤에도 대한항공은 내부에서 변화가 없었다”며 “땅콩회항 사건 당시와 같이 쇼(SHOW)처럼 지나가면 안된다”고 말했다.

조 전 전무는 경찰조사를 마치고 나와 폭행이나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순간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의 얼굴에서 계속 미소가 유지될지는 앞으로 수사 과정과 대한항공 항공기를 탈 실질적 혹은 잠재적 소비자인 대중, 직원들의 여론에 달려 있다. 조 전 전무가 그와 일가족을 둘러싼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지 또한 알 길이 없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4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와 경영진의 퇴진과 갑횡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연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회사의 보복을 피하기 위해 검은색 계열 옷에 ‘벤데타’ 가면이나 모자, 선글라스 등을 착용하고 집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벤데타 가면은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서 주인공이 쓰고 나온 것으로 ‘저항’의 의미를 담고 있다.

조 전 전무는 '땅콩회항' 사태로 온 나라 안팎이 시끄럽던 상황에서 조현아 전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복수할 거야"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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