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 폐쇄에 따라 단기적으로 출렁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2일 “이번주 주식시장은 미국 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을 먼저 반영하지 않은 만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증시를 중장기적으로 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은 만큼 변동성이 커지면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에 단기적 변화 가능성

▲ 22일 증권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되면서 국내 증시의 단기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19일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 경찰이 보안구역 출입금지 테이프를 쳐놓은 모습. <뉴시스>


'셧다운(Shut Down)’은 예산이 배정되지 못해 미국 연방정부가 일시적으로 폐쇄된 상태를 뜻한다. 셧다운 상태가 되면 미국 연방정부는 재정 지출이 중지돼 국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국방 등 필수적 활동을 제외한 모든 공공기관도 운영되지 않는다.

미국 임시예산안이 19일 상원회의에서 부결되면서 연방정부가 2013년 10월 이후 4년3개월 만에 처음으로 셧다운됐다. 미치 매코넬 미국 공화당 원내대표가 22일 연방정부의 폐쇄 여부를 다시 표결하기로 했지만 민주당과 입장차이가 커 폐쇄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미국 연방정부가 오랫동안 폐쇄될 가능성이 낮아 국내 주식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미칠 중장기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노 연구원은 내다봤다. 

미국 연방정부는 1976년 이후 열여덟 차례 폐쇄됐는데 평균 지속기간이 6.9일에 머물렀다. 이번 셧다운도 11월에 열리는 상하원 중간선거를 감안하면 길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코스피지수는 미국 연방정부가 폐쇄됐던 기간에 평균 0.2% 상승했다. 가장 최근인 2013년 9월30일~10월17일 동안에도 외국인투자자가 코스피에서 3조 원가량을 순매수하면서 코스피지수가 셧다운 직전보다 2.2% 올랐다. 

미국 여당인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의회 양쪽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연방정부의 폐쇄기간을 줄일 요인으로 꼽혔다. 공화당 상원의원 일부가 이탈하면서 임시예산안이 부결된 점을 감안하면 공화당이 연방정부 폐쇄를 해결하는 데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연방정부 폐쇄로 업무가 정지되는 분야도 공원, 박물관, 기념관, 정부지원금 등 필수적이지 않은 정부 서비스로 제한돼 미국의 경제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현재 금융시장이 미국 연방정부의 폐쇄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고 계속 오르고 있던 만큼 국내 증시에서 일부 종목들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연방정부 폐쇄가 국내에서 일부 과열된 업종의 속도조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내 주식에 투자한다면 성장주, 경기민감주, 중소형주의 비중 확대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미국 연방정부가 예상보다 오랫동안 폐쇄되면 이번주로 예정됐던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의 발표가 미뤄지면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수도 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경제지표의 부재로 시장참여자들이 기업실적에 더욱 의존할 경우 실적이 부진한 기업 주가가 예상보다 더욱 떨어지고 좋아진 기업 주가는 더욱 상승할 것”이라며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