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이 퀄컴 인수에 모두 1300억 달러(약 145조 원)를 들이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초대형 글로벌 반도체기업의 탄생을 예고한 셈이다.

하지만 퀄컴이 인수제안을 거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며 브로드컴이 적대적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브로드컴, 145조 들여 퀄컴 적대적 인수합병 추진할 수도

▲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


로이터는 7일 “브로드컴이 퀄컴의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로 1030억 달러(약 115조 원) 규모의 인수제안을 내놓았다”며 “반도체산업 구도를 바꿀 만한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브로드컴의 인수제안금액은 퀄컴의 현재 주가에 약 30% 가까운 프리미엄을 붙인 것이다. 퀄컴의 부채를 포함하면 인수금은 모두 1300억 달러(145조 원) 정도에 이른다.

퀄컴은 브로드컴이 내놓은 인수제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로이터는 관계자를 인용해 퀄컴이 독점금지규제에 부딪힐 가능성을 우려하며 인수제안을 거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인수가격이 기업가치에 비해 낮게 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브로드컴과 퀄컴은 모두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 기기 등에 사용되는 블루투스와 와이파이칩, 모뎀칩 등 통신반도체를 주력사업으로 한다. 

인수합병이 성사될 경우 브로드컴은 전 세계 통신반도체시장에서 독점에 가까운 체제를 구축할 수 있고 매출규모도 삼성전자와 인텔의 뒤를 바짝 추격하는 3위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브로드컴은 퀄컴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법적 절차에 따라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인수를 추진하는 적대적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로이터는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시도가 독점금지규제의 장벽 등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