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가 3분기에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국제유가가 점진적으로 올른 데다 미국 정유시설이 잇단 허리케인 발생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정제마진 확대효과를 톡톡히 누린 덕분이다. 
 
정유4사 3분기 '깜짝실적' 확실, 유가상승에 허리케인 '반사이익'

▲ (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올해 3분기 석유제품 수요가 많은 편이었는데 미국 정유시설이 가동중단되면서 정유업황이 크게 좋아졌다”며 “정유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복합정제마진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허리케인 하비가 8월 말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하면서 미국 정유사들은 아직까지도 이 지역 정유시설을 허리케인 발생 이전 수준만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텍사스주에는 전 세계 정유시설의 5%, 미국 전체 정유시설의 26%가 몰려 있는데 텍사스주 정유시설의 절반 정도가 한때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미국 정유시설은 가동률이 허리케인 발생 직후인 9월 초중순 77% 정도까지 떨어졌다가 10월 첫째주 90% 정도까지 올랐다. 미국 정유시설 가동률이 빠르게 높아졌지만 허리케인 발생 이전 가동률과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낮은 수준이다. 

미국 정유사가 석유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정제마진이 크게 확대됐다. 3분기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8~10달러였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정도 늘어났다.

정유4사는 정제마진이 1달러 오를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 늘어나는 효과를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유가가 점진적으로 오른 점도 정유사 실적에 긍정적이다. 

국제유가는 6월21일 배럴당 42달러 정도에서 9월 말 52달러까지 꾸준히 올랐다. 정유사들이 원유를 도입해 석유제품을 만들어 팔기까지는 한 달 이상 걸린다. 이 사이 국제유가가 오르면 석유제품 가격도 올라 정유사들은 싼 값에 원유를 사서 석유제품을 비싸게 팔아 수익성이 좋아진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249억 원, 에쓰오일은 영업이익 4979억 원 냈을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은 147%, 에쓰오일 영업이익은 328.5% 늘어나는 것이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상장사가 아니어서 IBK투자증권에서 실적전망을 내놓지 않았지만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