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LG화학이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기술력을 높이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에 주력하던 제품과 더불어 원통형 배터리 수요도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SDI와 LG화학은 27일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비롯한 다양한 배터리제품을 선보였다.
 
삼성SDI LG화학,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과시하며 수주확대 꾀해

▲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과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


특히 지름 21mm에 길이 70mm 규격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21700’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21700은 기존 18650(지름 18mm에 길이 65mm)과 비교해 용량이 50%가량 늘어났으며 전기차를 비롯해 전동공구, 골프카트, 전기자전거 등에 쓰인다.

두 회사는 전 세계 원통형 배터리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데다 최근 원통형 배터리를 도입하는 완성차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삼성SDI, LG화학과 더불어 일본 파나소닉, 중국 리셴, BAK 등이 있다. 국내 업체들의 배터리 기술력이 일본 및 중국업체들보다 다소 앞서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의 21700용량은 4500㎃가량인 반면 LG화학 제품은 4700㎃~4900㎃, 삼성SDI는 4500㎃ 후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와 LG화학은 그동안 각각 각형과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로 생산해왔지만 최근 들어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제품 형태에 따라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으로 나뉘는데 삼성SDI는 각형과 원통형, LG화학은 파우치형과 원통형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 원통형 배터리의 에너지용량을 기존보다 35% 늘린 데 이어 올해 최대 50%까지 끌어올렸다. LG화학도 원통형 배터리의 쓰임새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2015년부터 관련한 기술의 개발에 힘쓰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원통형 배터리의 경우 전기차용으로 시장상황이 매우 좋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통형 배터리는 파나소닉과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테슬라가 주로 사용해왔지만 최근 영국 자동차업체 재규어 및 전기차 스타트업인 루시드모터스, 패러데이퓨처 등도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규어는 2020년 출시할 신형 전기차에 21700을 장착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삼성SDI, LG화학, 파나소닉 등이 배터리 수주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이 테슬라 공급물량을 전담하는 만큼 국내 업체들이 수주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원통형 배터리는 안전성 및 범용성 면에서 다른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난 만큼 전 세계 전기차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는 각형, 파우치형과 달리 가장 오래된 방식의 배터리인 만큼 안전성이 높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노트북 등 IT제품에도 사용돼왔던 만큼 사용영역도 넓다.

에너지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출하된 전 세계 전기차배터리 가운데 원통형 점유율은 40.4%로 지난해 32.7%에서 소폭 증가했다. 중국과 독일에서 원통형 배터리 출하량이 늘어난 데다 테슬라를 비롯해 JMC, 둥펑자동차 등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한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으로 분석됐다.

LG화학 관계자는 “예전에는 노트북 등 IT제품에 주로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점차 전기차를 포함해 전동공구, 골프카트, 전기자전거 등에도 원통형 배터리의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