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 영국청년이 세계를 긴장시킨 랜섬웨어의 공격을 단돈 8파운드(1만1600원)로 저지했다.
15일 영국매체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 청년의 이름은 마커스 허친스다. 허친스는 그동안 자신의 신원을 밝히기를 꺼려했지만 친구 커티스 베런의 제보로 정체가 밝혀졌다. 덕분에 그는 '사이버배트맨'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 마커스 허친스. |
허친스는 온라인 보안업체 크립토스로직 소속 직원으로 휴가를 즐기고 있던 12일 워너크라이 랜섬웨어가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뉴스로 접하고 직업의식을 발휘해 공격을 막았다.
그는 스스로를 멀웨어테크(악성소프트웨어 관련 기술자)라고 지칭하며 랜섬웨어 솔루션 발견을 언론에 알렸다.
랜섬웨어는 인터넷 네트워크를 타고 컴퓨터에 들어가 파일들을 잠그고 이를 열기위해 돈을 지불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허친스는 랜섬웨어에 사용된 악성코드가 등록되지 않은 특정 도메인과 연결된 사실을 발견했다. 허친스는 이 도메인을 8파운드에 직접 샀다. 도메인이 등록되자 랜섬웨어의 확산이 멈췄다.
허친스는 대학에 가지 않았지만 독학으로 컴퓨터 보안을 공부해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해킹대회 ‘데프콘’에도 참가한 실력자다. 영국 남서부 데본주 출신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사이버 보안업체 크립토스로직에 근무하고 있다.
허친스는 이번 사건을 통해 ‘우연한 영웅’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회사로부터 일주일의 추가 휴가도 받았다. 하지만 개인정보가 언론에 노출됨에 따라 앞으로 해커의 보복을 받을 가능성도 염려하고 있다.
허친스가 막은 공격은 12일부터 13일까지 영국과 러시아, 이탈리아, 멕시코 등 150개 국가에서 20만 건가량 일어났다. 해커는 이번 사건으로 약 2만2080파운드(3206만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