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떠오르는 사물인터넷시장을 선도하겠다.”

노키아가 사물인터넷시장에서 재기를 꿈꾸고 있다.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와 지도서비스, 기술 및 특허 개발의 3가지 사업부로 재정비해 새로운 노키아의 탄생을 예고했다.

  노키아 재기의 발판은 사물인터넷  
▲ 라지브 수리 노키아 CEO
노키아는 24일 핀란드 헬싱키 본사로 한국기자들을 초청해 설명회를 열었다. 노키아가 모바일 부문을 매각한 후 외국기자를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야 타이미 노키아 기업홍보총괄은 “모바일 매각은 150년 노키아 역사를 지속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그러나 노키아의 비전은 여전히 세계 최고의 모바일 브로드밴드 전문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사물인터넷시장이 떠오를 것”이라며 “사물인터넷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키아는 지난해 모바일부문을 매각했다. 올해 들어서 대대적으로 사업부를 정비하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 4월 조직을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사업을 하는 네트웍스사업부, 지도 및 위치정보사업을 하는 히어사업부, 특허개발과 사용권 판매사업을 하는 테크놀로지스사업부 등 3개로 개편했다.

네트웍스사업부는 과거 지멘스와 손을 잡고 만든 노키아 지멘스 네트웍스가 전신이다. 노키아가 지멘스 지분을 사들여 노키아 솔루션앤네트웍스로 이름을 바꿨다가 흡수합병했다.

네트웍스사업은 노키아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전 세계 3위에 오를만큼 이미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노키아는 LTE 다음 세대인 5G 기술을 이끌겠다는 생각이다.

노키아가 신성장동력으로 추진중인 사업은 지도 및 위치정보사업인 히어(HERE)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수출차량이 히어를 채택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S4도 히어를 탑재할 예정이다.

노키아는 지도 서비스를 다양한 산업과 융합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크놀로지스사업은 노키아에서 가장 영업이익률이 높은 사업부로 60여 개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에게 라이센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키아가 보유한 특허는 3만 건이 넘으며 특허가치는 500억 유로로 추정된다.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모바일사업을 매각하면서도 특허권은 넘기지 않았다.

노키아는 2009년까지만 해도 전세계 휴대전화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세계에 휴대전화를 공급하며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스마트폰 트렌드를 따라잡는 데 실패해 애플과 안드로이드진영으로 양분된 스마트폰시장에서 자리를 잃고 끝없이 추락했다. 2011년 매출이 애플과 삼성전자에게 밀렸고 시가총액은 전성기의 9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뒤늦게 윈도폰으로 전환했으나 이 역시 제때를 놓쳤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OS가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

노키아는 본사건물까지 매각하며 실적부진을 극복하려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노키아는 지난해 9월 휴대전화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노키아를 상징하는 휴대전화사업을 팔아넘긴 후 1년 사이 노키아는 네트워크사업에 집중해 네트워크회사로 탈바꿈했다.

라지브 수리 노키아 CEO는 지난달 “사업을 꾸준히 재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키아는 가장 비중이 큰 휴대전화사업을 매각했지만 오히려 수익을 낼 수 있는 알짜사업을 키우며 성공적 체질개선을 했다는 평가다. 노키아는 2분기에 3억 유로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렸다.

시장 전망치인 2억 유로를 크게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노키아 주가도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원재준 노키아 코리아 지사장은 “노키아가 한국 네트워크시장에서도 점유율 30%를 기록했다”며 “50%까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은 노키아가 위기라고 하지만 오히려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노키아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