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정청래 대표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선거 전부터 정 대표 리더십의 시험대로 꼽혔던 전북도지사 선거에서 이원택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당권 경쟁의 최대 리스크를 덜어냈다. 다만 서울시장 선거 패배와 경기 평택을·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를 둘러싼 책임론도 동시에 고개를 들면서 당권 경쟁이 조기에 달아오르는 형국이다.
 
정청래 전북지사 선거서 민주당 승리로 '최대 고비' 넘겼다, 당권 경쟁에 일단 파란불

▲ 전북 승리로 책임론을 덜어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방선거 압승의 기세를 당권 경쟁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인 정청래 대표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정 대표는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겨준 국민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민의 현명한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연대하면 커진다”며 앞으로 다른 정당과의 연대 가능성과 결선투표제 도입 논의 등을 언급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진 첫 전국 단위 선거인 동시에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 대표에 관한 사실상의 재신임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 16곳 가운데 12곳을 차지하며 지방권력을 대거 탈환했다. 정 대표는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선거 사령탑이라는 정치적 자산을 확보하게 됐다.

무엇보다 정 대표에게 의미가 큰 것은 전북도지사 선거 결과다.

정 대표는 4월 재선에 도전하던 김관영 전북도지사를 대리기사비 지급 의혹으로 제명했다. 이후 민주당의 이원택 후보 공천에 반발한 김 전 지사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서 전북도지사 선거는 사실상 정 대표 리더십을 평가하는 무대로 떠올랐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김관영 후보가 승리할 경우 정 대표의 공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민주당이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단 한 번도 내주지 않았던 전북도지사 자리를 상실할 경우 연임 가도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 후보가 과반 득표율로 비교적 여유 있게 승리하면서 정 대표는 자신이 내린 제명 결정과 공천 판단의 정당성을 일정 부분 인정받게 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선거 막판 전북에 당력을 집중하며 총력 지원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무소속 돌풍’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재·보궐선거 성적표는 정 대표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이번 재·보궐선거 14곳 가운데 13곳은 기존 민주당 의석이었다. 민주당은 9곳 승리에 그친 반면 국민의힘이 평택을과 울산 남구갑, 충남 공주·부여·청양 등을 가져가며 의석을 늘렸다.

특히 관심이 집중됐던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구갑 패배는 뼈아픈 대목으로 꼽힌다.
 
정청래 전북지사 선거서 민주당 승리로 '최대 고비' 넘겼다, 당권 경쟁에 일단 파란불

▲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가 4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꽃목걸이를 목에 걸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택을에서는 여론조사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던 민주당 김용남 후보와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과열 경쟁을 벌이다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에게 ‘어부지리 승리’를 헌납했다. 범여권 표 분산을 막지 못하면서 중앙당 차원의 선거 관리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나온다.

부산 북구갑에서는 청와대 AI미래전략수석을 지낸 하정우 후보를 전략적으로 차출했지만 당선에는 실패했다. 특히 한동훈 무소속 후보와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로 보수 표가 갈리는 구도가 형성됐음에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인공지능(AI) 정책을 이끌어온 핵심 인사의 원내 진입도 무산됐다.

정 대표의 당권 경쟁자로 꼽히는 송영길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당선인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선거와 평택을, 부산 북구갑 결과를 언급하며 “당대표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정 대표를 정조준했다. 

송 당선인은 “서울이 지고 평택도 지고 부산 북구갑도 져버렸다”며 “이재명 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잘 활용하지 못한 당의 선거 전략이 아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8월에) 전당대회가 있으니 이제 종합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며 정 대표 책임론을 강조했다.

정 대표 입장에서는 전북 승리로 최대 위기는 넘겼지만 당권 경쟁이 본격화할수록 서울시장 선거 패배와 재·보궐선거 결과를 둘러싼 공세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일단 정 대표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민주당 압승으로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김민석 국무총리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는 데다 송영길 당선인도 벌써부터 공개적으로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정 대표가 전당대회까지 이어질 당권 경쟁에서도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