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파운드리 테슬라·스페이스X와 협력으로 '환골탈태' 기회, 삼성전자에 위협 커져

▲ 인텔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테라팹' 프로젝트 합류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 재건 기회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미국 오리건주에 위치한 인텔 반도체 연구개발센터. [출쳐=인텔 홈페이지]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이 테슬라 및 스페이스X와 협력을 계기로 영향력을 키우며 외부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TSMC에 이어 인텔과 대형 고객사 반도체 수주 경쟁을 피하기 어려워지며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 목표에 더 큰 불확실성을 안게 될 수 있다.

13일(현지시각) 포브스는 “인텔 파운드리 사업의 잠재 가치가 5천억 달러(약 741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투자 조사기관 트레피스의 분석을 전했다.

현재 인텔 시가총액은 3273억 달러(약 485조 원)에 그치는데 파운드리 사업 가치만으로도 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텔이 2030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5%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순이익률 25%를 기록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수치다.

트레피스는 인텔이 지난 수 년에 걸쳐 첨단 미세공정 개발 목표 지연과 수율 부진, 재무 악화 등 문제로 파운드리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18A(1.8나노급) 파운드리 공정이 상용화된 이후에는 외부 고객사의 수요가 확인되며 성장성이 점차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인텔이 최근 테슬라 및 스페이스X의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 건설 프로젝트 ‘테라팹’ 참여를 발표한 일이 대표적 예시로 꼽혔다.

트레피스는 “테슬라 및 스페이스X와 인텔의 협업은 18A 미세공정 역량을 인증받은 셈”이라며 “테슬라의 재무 및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의 명예 회복 기회를 노릴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인텔의 현지 반도체 공장을 중요한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지목됐다. 인텔은 미국 정부에 지분을 제공하며 85억 달러(약 13조 원) 상당의 보조금 및 추가 대출 지원을 받기로 했다.

트레피스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TSMC의 대만 반도체 공장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며 인텔의 미국 내 공장이 자연히 더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텔 파운드리 테슬라·스페이스X와 협력으로 '환골탈태' 기회, 삼성전자에 위협 커져

▲ 인텔 18A 파운드리 미세공정 연구개발 홍보용 사진. [출처=인텔 홈페이지]

투자전문지 배런스도 인텔이 테슬라와 협업을 기반으로 파운드리 사업 건전성을 회복할 기회를 맞이했다는 조사기관 벤치마크리서치의 분석을 전했다.

벤치마크리서치는 “인텔과 테슬라 협력 방안의 세부 내용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파운드리 사업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인텔이 이를 바탕으로 그동안 파운드리 사업에 가장 큰 약점으로 남아있던 대형 고객사의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늘릴 기회를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벤치마크리서치는 인텔이 18A 공정 반도체 대량생산에 성공한 만큼 외부 고객사들이 위탁생산 물량을 맡기는 데 훨씬 긍정적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했다.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 성공에 힘입어 외부 고객사를 본격적으로 확대하며 파운드리 사업 재건을 노리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인텔과 유사한 약점을 안고 있었다. 공정 기술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지만 대형 고객사 위탁생산 사례가 적어 수주 경쟁에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테슬라와 협력으로 이를 극복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 자율주행 및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위탁생산한다.

그러나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대형 프로젝트인 테라팹에 인텔을 최초 협력사로 점찍었다는 사실은 삼성전자가 향후 협력 효과를 낙관하기 어려워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 기업인 TSMC를 추격하는 데 속도를 내던 상황에서 인텔과 치열한 경쟁을 새로운 부담 요소로 안게 된 셈이다.

TSMC의 미세공정 파운드리가 최소한 내년까지 심각한 공급 부족 사태를 겪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형 고객사들도 삼성전자나 인텔에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맡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공산이 크다.

결국 삼성전자와 인텔의 반도체 생산 능력이나 수율, 성능과 전력효율 등 기술적 요소가 앞으로 경쟁 판도에 더욱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