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펄어비스가 7년 간 공들인 신작 '붉은사막'이 출시 초반 기록적 흥행을 거두며 올해 회사의 실적 반등 신호탄을 쐈다.

예상을 웃도는 초기 성적에 당초보다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장기 흥행의 열쇠는 누적된 이용자 불만을 얼마나 빠르게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진영 펄어비스 '붉은사막' 호평에 올해 '흑자전환' 청신호, 장기흥행 관건은 이용자 불만 해소

▲ 펄어비스의 야심작 ‘붉은사막’이 지난 20일 스팀,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시리즈 등 주요 PC와 콘솔 플랫폼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펄어비스>


23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일 출시된 붉은사막은 출시 당일 세계 누적 판매량 200만 장을 돌파했다. 국내 게임 기업의 단일 PC·콘솔 게임 타이틀이 출시 첫날 세운 최대 판매 기록이다. 스팀 최고 동시 접속자 수도 출시 첫 주말 24만8530명으로 연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붉은사막은 모바일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중심인 국내 게임 시장에서 보기 드문 트리플A(AAA)급 대작이다. 여기에 PC 게임 외에도 자체 엔진을 활용한 대형 콘솔 게임으로 출시된다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업계 안팎의 주목을 끌었다.

출시 직후에는 시장의 기대를 밑돈 평점과 이용자 평가 등으로 부침을 겪었지만, 일단 초기 흥행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붉은사막의 개발비를 약 2천억 원대로 추산하며, 이에 따른 손익분기점을 타이틀 판매량 300만~500만 장으로 보고 있다. 초기 흥행 속도를 반영해 연간 판매량 전망치가 500만~600만 장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는 만큼 손익분기점 도달은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올해 펄어비스의 실적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신작 개발비 증가로 2025년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펄어비스는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펄어비스가 ‘도깨비’, ‘플랜8’ 등 차기 신작으로 콘솔 게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붉은사막의 흥행 강도가 더 높아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회사가 차기작 개발에 약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힌 상황에서 ‘붉은사막’이 장기 흥행해야 회사의 재무 실적 호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초기 흥행 자체는 성공적이지만 메타크리틱 비평가 점수와 스팀 이용자 평가 등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점을 감안하면, 출시 이후 판매량은 점진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간 판매량은 약 600만 장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진영 펄어비스 '붉은사막' 호평에 올해 '흑자전환' 청신호, 장기흥행 관건은 이용자 불만 해소

▲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은 앞으로 이용자 대응 능력이 장기 흥행 여부를 가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펄어비스 회사 로고. <연합뉴스>


향후 관건은 펄어비스의 사후 대응 능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초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캐릭터 반응이 느려지는 등 조작감에 대한 아쉬움 등을 지적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게임 출시 직후 메타크리틱 점수는 78점으로 시장 기대치에 다소 못 미쳤고, 출시 초반 스팀 내 이용자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으로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복잡한 게임 조작 체계가 일부 이용자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벤토리나 맵 등의 단축키가 없고, 콘솔 게임용으로 제작되다 보니 PC 키보드 마우스만으로 조작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사전 고지 없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게임 내 그림 액자 등 AI 콘텐츠를 사용했다는 점도 이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펄어비스는 이같은 초기 이용자 불만 의견을 접수, 이날 1.00.03 패치를 배포하고 핵심 콘텐츠 개선에 나섰다. 이용자 불만이 집중됐던 조작감을 전면 개선하고, 보스 난이도 조정 등 전반적인 게임 편의성을 강화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날 스팀 내 게임 이용자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으로까지 올라왔다. 3만7223건의 이용자 평가 가운데 70%가 긍정적 내용을 담았다.

업계에서는 초기 관심도와 기술력에서 호평을 받은 만큼 이용자 평가가 개선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엔진을 활용한 그래픽 등에서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며 "패치 대응으로 이용자 경험 개선이 추가적으로 이뤄진다면 장기 흥행 기반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