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광희 SC제일은행장이 핀테크 기업과 협업을 통해 소매금융 고객 접점을 점진적으로 넓히는 전략을 추진한다.

이 행장은 대형 플랫폼 중심의 임베디드 금융 시장에 곧바로 뛰어들기보다는 중견 플랫폼과 제휴를 통해 임베디드 금융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SC제일은행 '400만 명 이용 핀테크'와 맞손, 이광희 '임베디드 금융'으로 고객 확대 나서

이광희 SC제일은행장이 임베디드 금융 전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 SC제일은행 >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은 기존의 고액자산가 중심의 전략에 더해 새로운 소매금융 접점 확대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SC제일은행과 헥토파이낸셜의 ‘앱 이용자 선불충전금 대상 은행 제휴계좌 연계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이 서비스는 헥토파이낸션의 앱 ‘라운드’의 이용자가 보유한 선불충전금을 SC제일은행 제휴 계좌에 보관하고 결제 시 해당 계좌에서 필요한 금액이 자동으로 충전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용자는 보관 금액에 대해 SC제일은행으로부터 이자를 받을 수 있으며 예금자보호 제도도 적용받는다. 

라운드는 헥토이노베이션이 지난해 6월 선보인 참여형 커머스 플랫폼으로 헥토파이낸셜이 운영하고 있다.

헥토이노베이션은 가상계좌 및 전자지급결제대행(PG) 분야 국내 1위 업체 헥토파이낸셜을 계열사로 둔 결제 및 핀테크전문 기술서비스업체다. 카카오와 네이버, 쿠팡 등 주요 기업들을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선불충전금과 은행 계좌를 연계한 구조 자체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이미 신한은행이 네이버페이ᐧ카카오페이ᐧ당근페이와, 하나은행이 토스ᐧNHN페이코와, 우리은행이 토스ᐧ쿠팡페이와 각각 제휴를 맺고 예치 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은행권에서 고객 확보 경쟁이 임계점에 이르면서 은행들은 기존 영업 방식으로는 신규 고객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고객 접점 다변화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핀테크 기업과 제휴 역시 이러한 흐름의 하나로 꼽힌다. 

이 행장은 그동안 고액자산가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WM) 고도화에 집중하며 소매금융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해 왔다.

이번에는 신규 고객 유입을 염두에 둔 접점 확장 전략을 펼치며 소매금융 전략의 범위를 넓히는 시도를 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시중은행과 비교해 SC제일은행은 외국계 은행이라는 특성상 오프라인 영업망 규모가 제한적인 데다 자체 모바일 앱 이용자 수에서도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번 제휴는 이러한 구조적 제약을 핀테크 플랫폼과 협업을 통해 보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라운드 앱 이용자들이 이자 혜택을 받기 위해 SC제일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구조인 만큼 은행은 별도의 마케팅 비용 없이 신규 고객과 저비용 예금 기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운드 앱의 이용자수는 약 400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SC제일은행의 모바일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약 100만 명 이하로 보고 있어 라운드 앱이 은행 자체 플랫폼보다 더 넓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C제일은행 '400만 명 이용 핀테크'와 맞손, 이광희 '임베디드 금융'으로 고객 확대 나서

▲ SC제일은행이 헥토파이낸셜과 ‘앱 이용자 선불충전금 대상 은행 제휴계좌 연계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이는 SC제일은행이 안고 있는 수익성 부담과 맞닿아 있다.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 이후 SC제일은행은 국내 외국계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소매금융 영업을 유지하고 있으나 2024년까지 2년 동안 순이익 감소세가 지속됐다. 

이 행장은 지난해 행장에 오른 뒤 3분기까지 단단한 실적을 유지했다. 다만 최근 홍콩H지수 ELS 관련 과징금 약 1천억 원이 반영될 가능성이 불거지며 실적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소매금융 부문에서 거둔 이익이 약 520억 원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1천억 원의 과징금이 확정되면 충격을 흡수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비용 효율적 예금 기반 확대와 신규 고객 유입은 더이상 미루기 어려운 과제로 평가된다. 헥토파이낸셜과 제휴는 소매금융 고객 유입 채널을 다각화해 실적 안정화를 도모하려는 측면도 있는 셈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고객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헥토파이낸셜과 제휴 서비스를 준비했다”며 “라운드 앱 이용자들이 SC제일은행을 통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