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화가 '지주사 할인 해소'를 주요 이유로 내세우며 인적분할을 발표하자 증권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복합적 사업 구조에 가려져 저평가됐던 자회사의 지분가치를 시장에서 온전히 인정받겠다는 전략이 시장가치 상승이라는 결과로 각인될 수 있어서다.
 
'지주사 할인' 해소 기대에 주가 날아오른 한화, SK스퀘어 '성공 공식' 따를까

▲ 한화가 지주사 할인 해소를 위해 인적분할을 발표했다.


SK그룹이 SK텔레콤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한 SK스퀘어가 자회사 SK하이닉스 지분가치를 재평가받으며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권에 안착한 사례가 부각되면서 한화 역시 같은 성공 공식을 따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한화의 인적분할을 기업가치 재평가의 계기로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잇달아 높여잡고 있다.

15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 주가는 전날에 이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한화 주가가 6.23% 상승했고 한화갤러리아(29.78%) 한화시스템(9.41%) 한화오션(4.86%) 한화비전(4.41%) 등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화그룹 계열사 주가는 전날에도 한화(25.37%) 한화갤러리아(29.97%) 한화생명(10.44%) 한화비전(4.82%) 한화손해보험(4.21%) 등 강세를 보였다.

시장이 전날 발표된 한화의 인적분할을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가 내세운 인적분할의 핵심 명분은 ‘과도한 저평가’ 해소다. 여러 산업군이 혼재된 사업 포트폴리오로 한화의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는 “13일 기준 한화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가치를 포함한 순자산가치(NAV)는 약 19조 원에 이르지만 여기에 약 63%의 할인율이 적용돼 한화의 시가총액은 7조 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14일 밝혔다. 순자산가치 할인율이 낮을수록 기업이 시장에서 적정 가치에 가깝게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다. 
'지주사 할인' 해소 기대에 주가 날아오른 한화, SK스퀘어 '성공 공식' 따를까

▲ 한화 인적분할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 <삼성증권>

이에 따라 한화는 사업 성격을 명확히 나눠 각각의 사업군에 맞는 재평가를 받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존속법인 한화는 조선·방산·에너지·우주 등 기존 핵심 제조·산업 포트폴리오에 집중하고, 신설법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는 보안, 반도체·2차전지 설비, 음식료, 백화점, 호텔·리조트 등 비제조·서비스 계열을 총괄하는 지주회사로 독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공격적 주주환원 정책도 내놨다. 

한화는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가운데 보통주(임직원 성과보상분 제외) 약 445만 주(약 5.9%)를 즉시 소각한다. 최소 주당 배당금(DPS)은 1천 원으로 제시하며, 직전 배당금보다 25% 이상 높이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인적분할을 통해 사업부문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주주환원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한화의 행보는 SK스퀘어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스퀘어는 인적분할 이후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은 대표 사례로 꼽힌다.

SK스퀘어는 2021년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됐는데 분할 전에는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 20%의 가치가 통신업 중심의 SK텔레콤 기업가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SK스퀘어는 SK텔레콤에서 분할된 뒤 SK하이닉스로부터 유입되는 배당금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한편 비핵심 기업 지분을 매각해 포트폴리오를 정비하면서 SK하이닉스 가치와 연동성을 높였다. 

그 결과 최근 1년 동안 SK스퀘어의 주가 상승률은 377.52%로 SK하이닉스(281.88%)의 상승률을 웃돌았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SK스퀘어는 지난해 12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에 처음 진입했고 이달 14일 기준으로는 8위까지 올라섰다.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 할인율도 2023년 73%에서 2024년 66%, 2025년 3분기 기준 52.9% 로 축소됐다.

한화 역시 분할을 계기로 순자산가치 할인율을 낮추고 기업가치를 재평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증권가도 한화의 인적분할이 기업가치 재평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승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 공시 이후 사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과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적분할 당시 존속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신설회사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의 합산 시가총액이 분할 전보다 증가했던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 목표주가를 기존 12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높이며 "이번 분할은 가치 희석이 아닌 사업과 지배구조 재편을 통한 가치의 재평가로 봐야 한다"며 "주력 계열사에 집중하는 구조가 되면서 지주사 할인율을 낮출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사업군별 맞춤 전략을 펼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지배구조 관점의 불확실성 제거와 주주가치 개선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박세웅 삼성증권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에서 "한화는 인적분할과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로 지주사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0만4천 원에서 15만 원으로 높여잡았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