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환율이 중요한 결정 이유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금융통회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뒤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기준금리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한은 총재 이창용 "환율이 금리 결정의 주요 이유" "환율 때문에 금리 올리면 수많은 사람 고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금융통회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뒤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5번째 동결 결정이었다.

시장에서는 고환율 상황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를 어렵게 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이가 확대되면 일반적으로 환율 상승 압력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올해 초 환율 상승 상황을 두고 “4분의3 정도는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베네수엘라 사태 등 대외적 요인이 있었다”며 “나머지 4분의1 정도는 우리만의 요인(수급)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달러하고 무관하게 환율이 올랐는데 (지금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안정화 대책의 효과가 미미했다는 지적에 관해서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고 단정하지는 않는다”며 “이 과정에서 우리의 약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가한다”고 답했다.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려 환율이 높아졌다는 비판을 놓고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총재는 “총재 취임 뒤 3년 동안 금융안정을 위해 가계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썼고 M2(광의통화) 부분은 늘어나는 추세가 멈췄다”며 “한국은행이 돈을 많이 풀어 환율이 올랐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M2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2배 정도라서 유동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국가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유동성이 크다고 하는 것은 들어보지 못한 논리”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미 금리차에 따른 환율 상방 압력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에 관해서는 환율이 금리 결정의 최우선 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6개월 전만 해도 금리를 안 내려서 실기했다고 하더니 갑자기 환율이 오르니 금리를 안 올려서 그랬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한국은행 금리정책은 환율이 물가에 주는 영향을 보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율을 금리로 잡으려면 0.25%포인트 움직여서는 안되고 한 번에 2~3%포인트 올려야 한다”며 “수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고환율 수준과 금융위기의 연관성을 두고 다시 한 번 전통적 금융위기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 총재는 “과거 금융위기는 외화부채가 많았기 때문이었다”며 “원/달러 환율 1480원이 (과거와 같은) 금융위기냐고 묻는다면 우리나라는 대외채권국이기 때문에 그런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도 현재의 고환율이 위기 수준인지 묻는 질문에 “금융기관이 넘어지고 국가부도의 위험이 있는 전통적 금융위기는 아니다”고 답했다.

금통위원들의 3개월 앞 금리전망(포워드 가이던스)와 관련해서는 “6명 가운데 5명이 3개월 뒤에도 금리를 2.50%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라며 “나머지 1명은 2.50%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둔 5명 금통위원들은 앞으로 3개월 동안 현 경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한 금통위원은 내수 회복세가 약하다는 근거를 들었다. 조혜경 기자